◎초동조치 ‘미숙’ 작전수행 ‘미흡’/초병보고 합참 도달까지 무려 2시간40분/대잠수함 장비부실 침투 사전파악 못해합동참모본부가 9일 발표한 강릉무장공비사태에 대한 검열결과는 전체적으로 성공적인 작전이었다는 자평에도 불구하고 초동조치에서부터 작전수행 등 곳곳에 문제가 있었음이 확인됐다.
49일간 계속된 이번 작전은 연인원 160만명(예비군 28만명 포함)이 투입됐으며 헬기 3,500대 작전차량 1만5,000대가 동원되는 등 68년 발생한 울진·삼척사태에 이어 가장 대규모였다. 결국 무장공비 전원을 사살 또는 생포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우리측도 민간인 4명과 예비군 1명을 포함해 16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부상하는 피해를 입었다.
우리측은 북한잠수함이 세 차례나 침투하는 동안 근해에서 호위함이 활동 중이었고 초계함, P-3C해상초계기 등이 정규임무를 수행 중이었으나 대잠장비의 성능이 떨어지는데다 정형화한 작전으로 사전포착에 실패했다.
더욱이 북한잠수함은 우리 초병의 근무이동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뒤 침투했다. 공비들은 침투 후 상황에 따라 낮에도 활동했으며 우리측의 활동을 포착하고 매복조를 우회하기도 했다.
이번 검열에서는 잠수함 침투사실을 발견한 뒤 초동조치만 제대로 했어도 작전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초병의 잠수함 발견 보고가 합참에 이르기까지 무려 2시간40분이나 걸렸으며 상황탐지 후 연대의 5분대기조 출동(21분경과), 사단 위기조치반 및 비상소집지시(1시간), 함대사의 고속정편대 긴급출항지시(1시간6분) 등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이같은 지연보고와 초동조치 미숙은 평소 경계초병에서부터 지휘관에 이르기까지 타성적인 근무를 했을 뿐 적의 실질적인 침투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기 때문으로 합참은 분석했다.
소탕작전에서도 이같은 실수는 발견됐다. 민간인 3명이 피살된 오대산지역 작전(10월8일∼11월4일)의 경우 탑동리주민의 총성신고가 경찰을 거쳐 연대까지 접수되는 데 2시간25분이나 걸렸다. 또 1군사령부 요청으로 특전여단이 투입되기까지 3시간10분이나 걸렸다.
공비도주로인 칠성산―오대산―현리―장막골―산머리곡산에서 이뤄진 이른바 내륙종심지역작전(9월18일∼11월5일)을 검열한 결과 공비들은 하수관을 통하거나 작전병력의 휴식시간을 이용해 빠져나간 것으로 밝혀지는 등 현지부대의 경계에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그러나 합참이 일선 부대의 작전수행 잘못에만 초점을 맞춰 문책대상을 선정한데 대해 일선부대에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세대장병들의 전투수행능력은 합참의 검열 결과 일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작전기간에 신세대장병들은 매복을 하면서 잡담을 하거나 초기에 무차별 야간사격을 해 아군의 위치를 노출시키는 등 전투군기에 일부 문제점이 발견됐으나 합참은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제 전투에서 선배들 못지않게 용감한 전투력을 발휘했다』고 결론 내렸다.<송용회 기자>송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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