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사위 임신아내에 과일 건네기도○…김경호(61)씨는 서울로 오는 비행기안에서 기자들이 질문을 하자 손으로 아픈 목을 가리키며 대답을 못한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시한 뒤 창밖을 응시, 40여년만의 귀환에 만감이 서린 표정을 지었다. 김씨는 오랜 여행과 긴장으로 멀미가 이는 듯 이따금 냅킨으로 입을 막으며 힘든 표정을 지었다. 그럴때마다 왼손 검지가 잘려나간 모습이 보여 지난 세월의 풍상이 만만치 않았음을 암시했다.
최현실씨는 김씨 옆좌석에 앉아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대탈출의 험로를 이겨낸 남편이 고맙고 대견한 듯 자주 눈길을 보냈다. 그러나 최씨는 미국에 있는 아버지와 그외 도움을 준 친척들에게 인사말을 주문하는 기자들의 요구에 『지금 뭐가 뭔지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간단히 답한 뒤 고개를 숙였다.
○…김씨 가족들은 탈출의 긴여정과 긴장으로 대부분 지쳐 잠을 청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반해 둘째딸 명실씨만은 건강한 농촌 아낙네의 기질을 살려 줄곧 기내에서 상영되는 영화 등을 보며 여유넘치는 태도를 보였다.
명실씨는 서울행 소감을 묻는 질문에 『꿈에도 그리던 서울에 가게돼 무척 기쁘다』고 솔직히 표현했으며 옆에 앉은 충진(6)과 충심(3)의 재롱에 미소를 짓기도 해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임신 7개월로 알려진 김씨의 넷째딸 명순씨 곁에 앉은 남편 김일범씨는 아내가 과일을 좋아하자 자기의 것을 건네주기도 했다.
○…김씨의 며느리 이해영씨는 남편의 뒷좌석에 아들 금혁이와 함께 앉아왔는데 탑승이후 줄곧 멀미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을 뿐만아니라 기내에서 마신 물까지 토하는 등 몹시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반면 아들 금혁은 앞에 놓인 이어폰과 잡지를 갖고 놀아 어린이들의 천진함은 남과 북이 따로 없음을 실감케 하기도.<대한항공 ke618편 기내에서="공동취재단">대한항공>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