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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예방법 알면 두려울 것 없어/김정순(이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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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예방법 알면 두려울 것 없어/김정순(이렇게 생각한다)

입력
1996.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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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는 우리 몸을 각종 병원성 미생물의 감염으로부터 지켜주는 면역체계의 총지휘자 역할을 하는 림프구를 공격해 면역기능을 마비시키는 소위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유발되는 병이다.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면역체계가 무너진 사람은 모든 질병, 특히 감염성질환에 무방비 상태가 되고 건강한 사람일 경우 감히 넘보지도 못하는 못난 원충, 기생충, 세균 등에 감염돼 생명을 잃게 된다.

에이즈 바이러스가 분리되고 확인된 지 10여년이 지났다. 그러나 의과학의 발전을 자만하던 인류는 아직 특효를 가진 치료방법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예방백신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잠복기가 길고 짧음의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 발병하고 발병한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사실이 우리를 전율케 한다. 에이즈는 치명적인 불치병이다.

그러나 에이즈를 무서워할 것은 없다. 사람들 사이만을 오가며 살아가는 에이즈 바이러스의 행태를 우리는 낱낱이 알고 있으므로 얼마든지 감염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에이즈에 대한 무관심, 무책임 그리고 무지이다.

81년 에이즈라는 새로운 역질이 보고된 이래 600여만명의 사망자를 냈고 현재 2,200여만명이 감염되어 있으며 매일 8,500여명이 새롭게 감염되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에이즈는 남의 일』처럼 방관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에이즈 감염을 감염자만의 책임으로 돌려 이들을 질책하고 차별하고 경원하는 무책임성과 에이즈환자를 쳐다만 보아도, 악수를 하거나 밥을 함께 먹어도 전염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곁에 가기조차 꺼리는 무지등이 문제이다.

우리 자신과 가족과 이웃이 에이즈에 걸리지 않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진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에이즈의 침습에 대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강한 연대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에이즈가 우리사회에 퍼지는 것은 이를 남의 일로 방관만 하고 조직된 공동의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에이즈에 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에이즈는 감염자와의 성적 접촉, 오염된 혈액이나 혈액제제의 주입, 오염된 주사기를 이용한 마약의 정맥주사, 감염된 모성의 태반 혹은 산도를 통한 출산아의 전염 이외에 통상적인 접촉을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는다는 것만이라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정확한 지식은 우리를 에이즈로부터 보호해줄 뿐아니라 감염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이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여 따뜻이 감싸고 도와줌으로써 이들을 통한 에이즈 바이러스의 만연도 막을 수 있다.

에이즈는 바로 우리 곁에 있다. 에이즈 감염은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들 공동의 당면과제이고 책임이다. 모두 관심을 가지고 에이즈 예방법을 우리 이웃과 함께 실천한다면 에이즈는 두려운 대상이 아니다.<한국에이즈연맹 회장·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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