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에바 페론’ 출연후 그녀의 의상·화장 관심 집중에바 페론과 마돈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르헨티나의 국모로 추앙받던 페론(1919∼52)과 당대의 팝스타 마돈나에게서 불우한 성장기를 딛고 성공을 거머쥔 야심가의 면모를 발견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현재 미국과 유럽의 패션관련업계가 내놓은 답은 전혀 뜻밖이다. 바로 「장사가 된다」는 점이다.
크리스마스 쯤 미국전역에서 개봉될 영화 「에비타」때문에 「에비타 스타일」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중남미 현대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인생을 산 여성으로 꼽히는 에바 페론의 일생을 그린 이 영화에서 마돈나가 입고 나온 의상과 화장이 마침 새로운 소비자 유인책을 찾고 있던 패션업계에 의해 뉴 트렌드로 제시된 것이다. 에비타 스타일은 넓은 깃과 화려한 장식의 웃옷, 발목을 덮는 긴 스커트, 챙 넓은 모자와 대담한 표범무늬코트, 창백한 피부에 빨강색 입술 등으로 대표된다.
거물급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에비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노방소재의 검정색 파티드레스를 지난 10월 그의 컬렉션에서 선보였다. 미국의 고급백화점 블루밍데일은 뉴욕과 시카고 보스톤 등 9개 지점에 지난 1일 「에비타부틱」을 개설, 이 영화에서 힌트를 얻은 의상과 각종 액세서리류를 판매하고있다. 복고풍으로 호화롭게 꾸며진 점포안에는 영화 「에비타」에 나오는 마돈나의 대형포스터가 걸려 시각을 자극한다. 또 세계적인 패션전문지 보그는 10월호 커버스토리로 「마돈나의 에비타」를 다뤘으며 여성지 베니티페어도 마돈나를 11월호 표지인물로 내세웠다.
화장품업체 에스테 로더는 지난 11월 발빠르게 「에비타의 얼굴」이라는 주제로 색조화장품 에비타컬렉션을 내놓았다. 내년 1월까지 한정판매되는 이 화장품세트에는 창백한 색깔의 컴팩트와 흰색 아이라이너, 선홍색의 립스틱과 매니큐어 등 모두 17가지 아이템이 들어 있다. 로더사는 에비타컬렉션에 약 50만불(한화 4억2,000만원 상당)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에비타 스타일은 실용성과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최근의 패션 트렌드와 반대되지만 복고풍 글래머룩에서 새로운 멋을 찾아낸 패션산업계의 판매추진정책에 힘입어 소비자들에게 전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편의 영화에서 패션의 에스프리를 찾아내고 곧바로 생산판매로 연결시키는 상술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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