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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M&A시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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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M&A시대(사설)

입력
1996.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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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이 부실화되는 경우 비교적 빠른 시일내 이에 대해 경영진의 대체 등 적극적인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잘 발달돼 있다는 것이 미국식 경영체제의 장점이다. 그 주요장치의 하나가 기업의 흡수·합병(M&A)이다.기업의 M&A에는 우호적인 것과 적대적인 것이 있다. 비우호적인 것은 대체로 경영권쟁취가 목적이다. 따라서 비도덕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으나 대부분은 사실상 적대적 M&A의 형태다. 이것이 경영의 부실이나 전횡에 대해 가장 효과적이고 위협적인 대응수단의 하나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내년부터는 M&A의 규제를 대폭 완화, 일반기업에 대해서는 사실상 M&A의 자유화를 허용하게 된다. 우리 기업들이 각기 나름대로 이에 대비하겠지마는 역시 적대적인 M&A로부터의 최선의 방어책은 주주들에게 투자에 대해 정당한 이윤을 보장해 줄 수 있는 합리적 경영과 투명경영이라는 것을 유의해야겠다.

이번에 한화종합금융의 제1대 주주인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이 제2대 주주인 박의송 우풍상호신용금고 회장과 이학 우학그룹 회장 등으로부터 경영권 도전을 받은 것은 재계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M&A시도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업들의 M&A가 재벌기업 등 대기업이 그보다 약한 중소기업들을 흡수·통합하는 약육강식의 형태로 이뤄져 왔던 것과는 반대로 상대적 약자인 비재벌기업들이 재벌기업에 대해 연립전선을 형성, 도전하는 형태로 이뤄져 놀라운 것이다.

재벌기업들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준 것이다. 그러나 도전자들의 재력과 금융업계에의 오랜 간여나 관심으로 보면 놀라울 것도 없는 것이다. 경영권이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될지는 결국 임시주총에서 가려지겠지만 경영권이 정당하게 귀속되기를 바란다.

도전자들은 『대주주의 방만한 경영과 소액주주를 무시하는 경영전횡을 바로잡기 위해 주식매집에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경영부실의 사례로 사옥으로 신축중이던 부동산을 대주주의 계열사에 부당하게 염가로 매각한 것 등을 들고 있다. 한화종합금융의 임시주총에서는 경영비리 등의 사실여부와 경영부진의 원인 등이 규명돼야 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M&A시대의 여명을 맞아 책임경영의 의지를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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