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노선’ 700P 붕괴 증시공황 우려/기업 자금난 심화 채권수익률 폭등주가 700선이 붕괴되고 금리가 연중 최고수준으로 오르는 등 금융·증권시장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주가가 더 떨어지고, 증시가 추락하면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돼 회사채수익률이 다시 급등하는 등 금리와 주가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주가는 연사흘째 연중최저치를 경신하며 지수 690대로 곤두박질, 「증시공황」의 위기감이 감돌았다. 그동안 증시부양설에 기대 700∼720선에서 횡보를 거듭했던 주가는 이달 12, 13일중 한통주 4차매각(2,600억원), 금리상승, 대기업 위장계열사 조사설 등 각종 악재에 밀려 무섭게 폭락했다.
이로써 주가는 증시부양설에 힙입어 756.67까지 반등했던 지난달 16일이후 56.78포인트 빠졌으며 최근들어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700선마저 붕괴되면서 깡통계좌가 속출하자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증시관계자는 『증시 안팎의 여건이 모두 최악의 상태인 만큼 시장체력을 회복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러나 단기급락에 따른 자율반 등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증시폭락은 경기하강과 주식 수급사정 악화 등 구조적 문제와 금리 폭등에 따른 것이다. 경상수지적자폭 확대, 상장사들의 순익감소, 연기금의 주식투자확대를 위한 회의연기, 중소기업신발공동상표인 귀족 부도 등 각종 악재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고객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신용융자잔고가 아직 2조8,800억원대를 웃돌고 있는 반면 주식예탁금은 2조5,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시장의 버팀목인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도 「팔자」세력에 가세, 주가 추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한편 채권시장에서는 회사채(3년만기 은행보증) 유통수익률이 전날 연 12.59%로 연중최고치까지 오른데 이어 이날에도 한때 연 12.70%(작년 9월26일이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하오장들어 당국은 금리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농협 등 은행권에 회사채 매입을 지시했으나 급등세를 막는데는 역주족이었다.
이날 회사채 발행물량은 1,300억원이었으나 이를 매입할 기관투자가들이 없어 발행물량의 절반도 소화되지 못해 수익률이 급등했다. 일부에선 회사채 수익률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을 우려, 싼값에 파는 투매현상까지 나타났다. 최근 회사채 수익률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재고증가로 자금수요가 큰 기업들이 고금리 단기자금을 끌어다 쓰는 바람에 금융기관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회사채에 투자하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의 재고증가로 단기자금수요가 늘어 자금이 단기자금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은행들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회사채에 자금을 운용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가계대출은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예금증가는 둔화, 은행권이 회사채에 운용할 자금이 더욱 부족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회사채 주요 매수세력이던 투자신탁회사들이 증시침체로 자금난에 시달려 회사채 매입여력을 상실, 관망자세를 유지하고 있고 증권사들도 이미 보유물량이 너무 많아 회사채 매입여력이 없는 상태다.<유승호·남대희 기자>유승호·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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