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복으로 스포츠웨어로 다양한 변신 실속파 유혹스키웨어가 멀티웨어(Multi Wear)화하고 있다. 새하얀 설원을 활강할 때는 물론 등산과 하이킹을 할 때, 또 도시의 거리를 활보할 때 다양하게 입을 수 있는 스키복들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옷입기의 3대 법칙으로 흔히 시간 장소 상황을 꼽지만 스키복은 이 「T, P, O」개념을 뒤엎고 입을 수 있다.
스키복의 멀티웨어화는 최근의 경기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스포츠웨어 전문업체 라피도의 기획팀 이길성 대리는 『추운 겨울에 단 10여차례 떠나는 스키를 위해서만 비싼 스키복을 사기보다는 거리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차분하고 세련된 옷을 찾는 실용파들이 다용도 스키복 유행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올겨울 시중에 나와 있는 스키복들은 어느 색깔이나 색깔을 가라앉힌 것이 특징. 파스텔색이라도 그저 파스텔색이 아니라 살짝 파스텔기가 배어나온 것, 흑백도 가라앉은 흑백이 쓰이고 여기에 실버광택소재를 가미해 사이버 느낌을 준 것들이 다수다. 3∼4년전부터 유행하던 강렬한 원색들은 도시에서 입기에는 너무 「튀고」, 도회적인 세련미를 표현하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인지 보이지 않는다. 한동안 인기였던 화려한 무늬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심플한 그래픽 무늬가 선호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디자인은 오버롤즈(위아래가 붙은 옷)보다는 활동이 간편한 투피스 형태가 강세다. 바지는 다리에 착 붙는 스판소재의 레깅스와 솜을 두둑하게 패딩한 일자형이 강세로 평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웃옷은 지난해부터 부상한 스노우보드 룩(점프와 회전 등 격렬한 동작이 많은 스노우보드를 탈 때 입는 힙합스타일의 풍성한 옷)의 영향으로 크고 활동성 있는 사파리 스타일이 많다. 여기에 조끼를 덧입은 효과를 내도록 몸체부분과 팔부분의 배색을 달리한 것, 재킷 깃에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인조털을 달아 패션성을 높인 것들이 유행을 타고 있다.
올해는 스키복에 동물 캐릭터도 등장했다. 등과 가슴부분에 사자나 불독 등의 만화그림을 넣은 것들은 경쾌한 스트라이프무늬와 함께 10∼20대 스키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국내 스키인구는 약 350만명으로 추산되며 스키웨어 시장규모는 1,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MD사업부 스포츠팀 조태현 부장은 『다용도 스키웨어 유행은 실용정신에 바탕을 둔 만큼 구입시 패션성보다는 기능성에 좀 더 충실한 옷을 고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이성희 기자>이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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