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개도국 격론 벌일듯세계무역기구(WTO) 출범이래 첫 각료회의가 9일부터 5일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다. 125개 회원국 및 30개 가입희망국이 참가한 가운데 개막될 이번 회의는 「국제시장의 개방 및 자유화」라는 명제아래 향후 적용될 각종 무역규범 및 통상 현안을 광범위하게 논의한다.
WTO의 최고 의사결정 협의체로 2년마다 열리는 이번 각료회의는 크게 ▲공정경쟁 ▲노동과 무역의 연계 ▲정보기술협정(ITA)체결 ▲정부조달(부패) ▲농산물·섬유 등 시장개방문제 등이 주요의제로 다뤄질 계획이다.
하지만 개별 사안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이해가 날카롭게 대립, 합의 도출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달말 제네바에서 열린 실무협의는 이번 회의 말미에 채택할 선언문 형식의 20개의 합의문안을 미리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이마저 회원국간의 입장차로 실패했다. 20개 문안 중 14개정도가 합의됐을 뿐 나머지 핵심 쟁점을 놓고 이견이 맞섰기 때문이다. 이번 각료회의에서 중점 협의될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다.
▲노동과 무역연계=미국 프랑스 노르웨이 등 선진국이 노동 기준을 무역과 연계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인도, 말레이시아 등 개도국이 극력 반대하고 있다. 개도국들은 『경제개발 과정에서 노동기준을 선진국수준으로 끌어올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또다른 무역규제』라며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경쟁=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반덤핑조치를 통한 무역규제 문제를 의제화하자는 게 한국 홍콩 등 개도국의 입장이지만 선진국들은 이 문제를 논의대상에서 제외하자고 주장한다. 다만 독점금지법은 의제로 등장할 공산이 크다. EU는 카르텔과 민간회사간의 가격담합을 막기위해 독점금지법에 대한 WTO의 다자규범을 제안하고 있다.
▲ITA체결문제=미국이 2000년까지 자국의 전략상품인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반도체 통신장비 등에 대한 관세철폐를 추진하며 ITA 체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ITA를 지지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EU는 관세철폐 기간의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농산물·섬유 등 시장개방=미국 호주 아르헨티나 등 농산물 수출국가들(케언즈그룹)은 WTO 규정상 2000년으로 명기된 농산물 추가개방시기를 앞당기자고 요청하고 있다. 반면 한국 일본 등 수입국은 농산물시장 자유화시기를 연기하자고 맞서고 있다. 한편 섬유·의류무역에선 개도국이 거꾸로 시장 개방의 조기화를 요구하며 이를 각료회의 선언문 내용에 포함시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EU는 이에 대해 섬유·의류 시장자유화는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 의거,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실시돼야 한다면서 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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