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채용은 확대될듯/시간외수당 없어져 전문직 ‘얇아진 봉투’「화이트칼라에게는 우울한 소식, 여성인력에게는 반가운 소식」
개정 노동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샐러리맨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을까.
우선 정리해고제의 도입은 일부 직종 블루칼라뿐 아니라 많은 화이트칼라들에게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꼽는 해고 「0순위」는 필요이상 비대해져 있는 중간관리직. 업무가 많지도 않으면서 사무실에서는 윗자리를 차지해 기업의 입장에서는 「군살」이나 다름없는 직종이다. 최근 기업계에 불고 있는 명예퇴직바람과 함께 정리해고제는 다수의 중간관리직 화이트칼라를 거리로 내몰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근로여부와 상관없이 일정시간을 일한 것으로 간주하는 재량근로제도 전문직 화이트칼라들에게 희소식은 아니다. 전문·관리직이나 창의적인 일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않도록 명문화한 것이 이 제도. 전문직 종사자에게는 생산직 근로자처럼 「근무시간=실적」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적은 오직 성과만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임금은 매일 일정 시간만을 일한 것으로 간주해 지급하고, 성과급으로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88년 재량근로제를 도입한 일본은 설계·연구개발·디자인·기사 취재 편집·방송 제작, 감독직종에 대해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에도 관리·연구·판매직종을 연장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구원 디자이너 방송PD 기자 등의 직종이 시간외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될 것이 확실하며, 미국처럼 관리직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직 화이트칼라의 실질소득은 줄어든다는 소식이다.
반면 여성채용시장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근로자가 자기 사정에 맞게 출퇴근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가변근로시간제(Flexible Time)는 육아 가사 등의 부담이 큰 여성인력에게 취업의 길을 열어주는 셈이다. 시간제 채용인력에 대한 퇴직금 연월차 유급휴가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시간제 근로제 도입도 기업들의 여성채용을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노동법 개정으로 서비스·유통·영업분야에 여성인력이 대거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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