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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잦은 연말연시 건강음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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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잦은 연말연시 건강음주법

입력
1996.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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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해소 약복용 간·위장에 더 부담/매일 소주 1홉 수일만 마셔도 ‘지방간’/안주 많이 먹고 음주후 3∼4일 쉬도록 우리나라의 술 소비량은 세계 상위권이라고 한다. 술이 센 것을 정력의 척도인양 여기고 술집을 몇차씩 돌아 만취가 되는 주당들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 특히 연말연시에는 한해 술 소비량의 절반 정도를 마신다고 한다. 간을 비롯한 우리 몸의 장기가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는 셈이다.

 술속의 알코올 성분은 대부분 위장과 십이지장에서 흡수된다. 알코올은 위점막을 손상해 위염 소화성궤양 식도염 등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과음후 속이 쓰리고 구역질이나 팽만감이 올 수 있다. 췌장염이 생겨 심한 복통이 오거나, 소장점막에 염증을 일으켜 설사가 나기도 한다.

 알코올의 흡수속도는 소화관에 음식물이 있을 때보다 공복때 더 빠르다. 또 맥주 포도주보다 양주같은 독주가 더 빨리 흡수된다. 흡수된 알코올은 대부분 간에서 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바뀐뒤 다시 수분과 탄산가스로 분해된다.

 휴식할 틈도 없이 다량의 알코올이 계속 간으로 들어오면 간자체가 타격을 받게 된다. 알코올성 간질환에는 지방간 알코올성간염 간경변증 등이 있다. 이중 가장 흔하고 가벼운 지방간은 매일 20∼40g(소주 1홉미만) 정도의 알코올을 수일간만 마셔도 발생한다. 애주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절반이상이 지방간이라는 통계도 있다. 지방간은 일정기간 술을 끊으면 정상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간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최대 알코올량은 160g정도이나 실제 간경변증을 초래할 수 있는 양은 이보다 적다. 남자는 하루 40∼60g(소주 1.5홉 또는 맥주 1,500㏄)이상, 여자는 이보다 소량으로 알려져 있다. 매일 소주 40∼60g을 마시면 20g정도 마시는 사람에 비해 간경변증이 생길 위험도가 6배이며, 매일 60∼80g을 마시면 14배로 증가한다는 통계도 있다. 알코올의 양이 많고 음주기간이 길수록 간손상이 증가한다. 짧은 시간에 폭음하는 것도 간에 부담을 준다.

 송년회등으로 불가피하게 술을 마셔야 한다면 매일 마시지 말고 3∼4일정도 간격을 두자. 쉬는 동안 술에 지친 간이 회복시간을 벌기 때문이다. 술은 빈속에 먹지 말고 영양가 많은 안주를 곁들이도록 하자. 안주로 배가 부르면 술을 덜 마시는 이점도 기대할 수 있다. 알코올은 g당 7칼로리의 열량을 내지만 영양분이 되지 못하고 날아가 버린다. 따라서 식사를 거르고 독주만 마시면 단백질 비타민등의 영양분이 결핍될 수 있다. 영양결핍은 간손상을 더 악화시키므로 식사는 거르지 말아야 한다.

 술은 도수가 낮은 것으로 천천히 마시도록 하자. 숙취를 풀기 위해 해장술을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간밤에 녹초가 된 간에 더 많은 독물을 퍼붓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숙취 때문에 두통약 진통제등을 복용하는 것도 간과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송년회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음주량과 횟수를 최소화하는 게 현명한 애주가의 길이다.<서동진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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