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싫은 일을 억지로 할 때」, 「자신의 심리상황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겪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연말이면 찾아오는 송년회와 인사치레 스트레스도 따지고 보면 이런 종류이다. 「오늘도 세개나 겹쳐서…」라며 일찌감치 나타나 한바퀴 돌고 다음 송년회에 가기를 낙으로 삼는 사람이야 송년회가 스트레스일리 없다. 그러나 가기 싫은 송년회를 눈치봐서 가야 하고, 가고 싶은 송년회도 만만찮은 비용 탓에 못 가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무능한 사람은 진짜 일이 힘들어서 힘들어 한다. 유능한 사람은 일이 힘들지 않는데도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골고루 다 잘한다는 말을 들어야 만족하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어차피 모든 사람에게 다 잘 보일 수는 없다. 사실 송년회 한번 참석하고 안하고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송년회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안가면 큰일 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되는 것이다. 가고 싶은 곳만 가면 송년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다. 따라서 모든 송년회에 다 참석하지 못할 바에야 눈치 볼 필요없이 마음이 내키지 않는 곳은 일찌감치 제쳐놓으면 스트레스는 해결된다. 그러면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가.
만나고 싶은 사람이 많은 곳(반대로 기분 나쁜 사람이 제일 적은 곳), 회비가 싼 곳, 1차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곳, 상하관계 따질 필요가 없는 곳, 눈치를 안봐도 되는 곳. 이런 송년회를 우선적으로 찾으면 된다.
선물도 마찬가지이다. 단돈 100원짜리라도 정표를 남기고 싶은 사람에게만 보내면 너무 싸구려가 아닌가, 괜히 돈만 들인게 아닌가, 빠진 곳은 없나 등의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송년회나 연말 인사치레 선물을 출세의 사다리로 이용할 사람이라면 이와는 정반대로 하면 된다. 이런 사람은 반대 기준을 적용해야 스트레스를 안받을 것이다.<김이영 한양대 의대 교수·한양대구리병원 부원장>김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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