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선 의원 ‘협상의 명수’의원 신분으로 미국과 공식외교관계가 없는 북한 이라크 쿠바 등을 드나들며 억류중인 미국인들을 석방시켜 「사각지대의 명협상가」로 평판을 얻어온 빌 리처드슨(49)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이제 통상분야에서 미국의 이익을 세계각지에 관철시키는 경제관료로 변신하려 하고 있다.
94년 12월 보비 홀준위에 이어 최근에는 에반 헌지커를 북한의 수중에서 빼내왔던 리처드슨이 빌 클린턴 대통령 제2기 행정부에서 경제협상을 전담하는 상무장관자리를 맡을 강력한 후보로 거론중이다. 리처드슨 의원 본인도 1일 폭스TV 뉴스프로에 출연, 상무장관 기용설에 대해 부인하지 않아 최근의 하마평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리처드슨은 이날 TV에 나와 『상무장관 기용설을 들은 바는 없지만 대통령이 어떤 일을 하라고 요청하면 누구나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나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문제와 관련, 경제관료와 군부간에 변화의 속도를 놓고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북한이 유감표명을 통해 잠수함 침투사건으로부터 빨리 벗어나고 싶어한다고 전하고 미국은 그 기회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아주 어려운 협상 상대라고 평가했다. 리처드슨은 휴전선부근 상공에서 순찰비행중 북한영내로 진입했다가 피격된 미군헬기 조종사 보비 홀준위와 간첩혐의로 억류중이던 헌지커의 석방교섭을 매끈하게 마무리, 한국인에게도 낯설지 않은 인물이다.
올 5월엔 4자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방북한 후 북한의 악화한 식량사정을 미국에 자세하게 전달하기도 했다. 뉴 멕시코주의 7선 의원인 그는 『상대국 지도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입수, 협상 상대를 잘 파악한 뒤 상대편의 말을 잘 경청하는 게 협상타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워싱턴=홍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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