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이 인수한 영우통상이 지난 5월 1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데 이어 30일에도 100억원의 CB를 추가로 발행, 눈총을 사고 있다.자본금이 30억원에 불과한 영우통상이 6개월사이 무려 200억원의 CB를 발행한데다 이들 물량이 모두 표면금리 0% 조건이어서 자금조달을 위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5월 발행한 CB는 최근 영우통상이 모조리 매입, 혼자 팔고 혼자 사들인 셈이다.
그렇다면 영우통상의 CB발행 속셈은 뭘까. 증권 관계자들은 94년부터 연속 2년간 자본을 잠식, 2부에서 관리종목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영우통상이 주식으로 전환가능한 CB발행을 통해 증자하는 수법으로 자본잠식상태를 탈출하려는 속셈으로 보고 있다.
CB는 발행후 6개월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 영우통상이 발행한 CB를 일반인에게 매각하지 않고 한솔그룹이나 영우통상이 자체 매입,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전액 자본금이 되기때문에 영업실적 개선을 통하지 않고도 자본잠식 상태에서 간단히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증권당국은 3년 연속 자본잠식한 기업을 관리종목으로 편입토록 하고 있다. 94년 39억원, 95년 46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 49억원의 자본잠식을 기록한 영우통상도 원칙대로라면 관리종목 편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자본잠식 상태가 계속되는 기업이 발행요건이 까다롭지 않은 CB를 악용, 관리종목 편입규정을 회피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안겨다 줄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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