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20세기에 발생한 「충격적인 질병」으로 공해병을 들고 있다. 또 그 대표적인 예로는 52년의 런던스모그사태와 56년 일본의 미나마타병을 꼽는다. 런던스모그는 공장 굴뚝에서 뿜어낸 매연이 먼지와 섞이면서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 것으로 몇년 사이에 4,0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10만여명이 오랫동안 고통을 겪어야 했다. 미나마타병은 일본 구마모토(웅본)현에서 공장들이 유기수은을 무단배출하는 바람에 어패류를 통해 인체에 해를 끼치게 된 것으로 언어장애 시야협착에 이어 끝내는 발광하며 죽음에 이르기도 했다. 이 사태로 인한 희생자는 1,000명이 넘어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데 충분했다.WHO가 미나마타병을 20세기 대표적인 공해병으로 꼽으면서 강조한 것이 있다. 「일선 의사들이 앞장서서 밝혀낸 첫번째 케이스」라는 것이었다. 56년 5월 신닛봉(신일본)질소비료회사 부속병원에 근무하던 한 의사는 같은 날 서로 다른 4명의 환자가 같은 증상으로 찾아온 것에 의문을 품었다. 의사는 관내 의사들에게 공조를 요청했고, 관찰을 계속했다. 결국 이 병이 공장폐수에 의한 새로운 공해병으로 판명되는데는 3년이 걸렸고 정부가 「공해병 1호」로 등록, 대책을 세우기까지는 무려 12년(68년)이란 세월이 지나서였다. 미나마타시(수시) 의사들은 이어 어린이들에게 나타나는 태아성미나마타병, 잠복성인 불현성미나마타병도 발견해 냈고, 공장이피해를 보상하는 미나마타 재판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지난 28일 서울에서는 의사들의 환경운동조직인 「그린 닥터」(Green Doctor)가 발족됐다. 이미 한계를 넘어선 국내환경과 그에 따른 질환을 자신들이 관찰하고 연구 분석한 끝에 대책을 건의키로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 조직은 앞으로 전국에 확대될 예정이다. 지난 80년 이후 전국에서 보고된 환경성 질환은 모두 92건에 이른다. 그중 관련단체나 관공서가 현장조사를 실시한 것은 단 7건뿐으로 모두가 「이상없다」는 결론뿐이다. 지금도 여천, 울산공단 주민의 고통호소가 계속되고 있는 마당이어서 「그린 닥터」에 큰 기대를 걸어보게 된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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