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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제고,안에서부터(사설)

입력
1996.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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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한글 김치―불고기 석굴암―불국사 태권도」― 앞으로 한국문화를 대변할 통합이미지(Coporate Identity)상징이자 「한국문화의 얼굴」이다. 우리는 국력은 선진국에 육박하고 있으나 뚜렷한 국가이미지가 없다. 정부는 이같은 반성에서 통합이미지 대상(CI)을 선정, 국가이미지 제고에 적극 활용키로 했다.외국인이 한국을 생각할 때 먼저 떠올리는 것이 한국전쟁 해외입양 군사독재 데모 등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북한의 이지러진 이미지까지 오버랩되어 더욱 인상이 나빠졌다. 늦었지만 이를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꾸겠다는 정부의 시도는 평가할 만하다.

선진국들은 하나같이 자랑스런 「상징」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에펠탑 루브르박물관 포도주 등을 꼽을 수 있다. 영국하면 셰익스피어 웨스트민스터사원 버킹엄궁 대영박물관 등이 떠오른다. 일본도 후지산 다도 기모노 가부키 등을 내세워 생체실험 종군위안부 등 2차대전 당시 저지른 만행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우리는 경제개발 우선 정책에 밀려 국가이미지를 높이는데 소홀했다. 국가홍보에 대한 뚜렷한 비전과 전략도 없었다. 주한미군 외국인노동자 등 장기체류 외국인들이 오히려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안고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이 한국을 비판하는 세력이 되는 것은 우리의 아픔이다.

이처럼 품안에 들어온 외국인들조차 포용하지 못한 상태에서 해외에서의 이미지제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러다 보니 국력만큼 대접을 받지 못했다. 우리문화를 일본과 중국문화의 아류로 보기까지 했다.

정부는 9개월간의 작업끝에 고려인삼 탈춤 종묘제례악 설악산 등 도합 10개의 CI를 선정했다. 무난한 결정이라 생각되지만 국보 1호 숭례문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 국보의 번호는 행정편의를 위한 것이라지만 「1」이란 숫자가 갖는 무게를 생각하면 CI에도 끼지 못하는 현재의 국보 1호는 어딘가 문제가 있다.

CI는 선정만하고 활용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국민 모두가 국가이미지 제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선정된 CI에 대해 긍지를 갖고 사랑해야 한다. 정부도 한국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한국문화를 보다 효과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이미지제고 사업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 주한미군 등 장기체류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와 피부를 맞대고 살고 있는 국내체류 외국인들을 5000년 찬란한 문화속으로 끌어들여 한국을 바로 이해하도록하는 일조차 못한다면 이미지제고 사업은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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