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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경기·지수경기 왜 다를까/단가 하락 등 교역조건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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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경기·지수경기 왜 다를까/단가 하락 등 교역조건 악화

입력
1996.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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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실제 수익은 줄어/심리적 위축감도 한 원인『경기는 불황의 늪에 빠져있는 것 같은데 각종 경제지수는 괜찮은 것으로 나왔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총생산(GDP)과 산업활동동향 등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실제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와 통계로 나온 「지수경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불황이라고 하는데 3·4분기 GDP성장률은 6.4%에 달했고 10월중 산업생산도 증가율이 9개월만에 10%대를 회복했으며 재고도 1월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큰 괴리는 왜 생기는 것일까. 30일 재정경제원과 통계청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수출단가의 하락등 교역조건이 악화해 실제로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돈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의 견인차격인 중화학부문의 경우 수출증가세가 유지되어 수출비중은 90년 23.3%에서 올 상반기 31.1%로 늘었지만 이들 업종중 자동차 기계류 등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의 수출단가는 올들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 수출단가는 전체적으로 7% 하락했지만 전자제품은 23.7%, 화공품은 17.7%, 금속제품은 3.7% 낮아졌다.

때문에 수출비중이 커지고 수출단가 하락폭이 큰 업종일수록 지수와 체감경기간 괴리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전자제품의 경우 불변가격으로는 올 상반기 수출규모가 19%수준 늘었지만 경상가격으로 보면 오히려 2%가량 감소해 실제로는 무려 21% 정도가 줄어들었다. 수출은 그런대로 늘었지만 수출업체의 수입은 오히려 줄고 있어 피부에 와닿는 경기는 훨씬 싸늘하다는 설명이다. 화공품은 경상가격으로는 1% 늘었지만 실제로는 5%가량, 금속제품은 4% 증가했지만 1%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재고가 많은 것도 체감경기를 나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월중 우리 수출의 선봉장인 반도체와 철강의 재고가 1년6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전체 재고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6%로 아직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또 최근 산업생산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해 활발한 설비투자의 결과 늘어난 시설을 놀릴 수 없어 가동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생산이 비교적 활발하다 해도 실제 기업이나 가계의 소득은 이에 못미치게 된다.

이에 따라 하청업체들도 연쇄적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공장은 돌아가는데 손에 쥐는 돈은 예전보다 못할 경우가 많아 근로자들이 느끼는 경기는 각종 지수가 나타내는 것과 반대가 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상대적 위축감도 한 이유가 되고 있다. 성장률이 6%대에서 7%선으로 올라가면 분위기가 상당히 밝아지지만 반대로 7%선에서 6%대로 떨어지면 그 이상 추락하는 느낌을 갖는다는 것이다.<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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