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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고립전략’ 승리/남아공­대만 단교 의미·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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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고립전략’ 승리/남아공­대만 단교 의미·배경

입력
1996.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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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외교엔 치명타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27일 내년 1월부터 대만과 국교를 단절하고 중국과 수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남아공의 이같은 결정은 대만이 추진해온 「국제적 위상강화 외교」의 결정적 패배이자 「대만 고립전략」을 펴온 중국의 승리로 요약된다. 현재 대만의 수교국은 남아공을 비롯해 아프리카, 중남미, 태평양 도서국가 가운데 30개국에 불과하다.

이중 남아공은 대만이 국제외교계에서 내세울 만한 거의 유일한 국가였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92년 한국과의 단교에 버금가는 타격으로 평가된다.

남아공과 대만간 외교 갈등은 만델라 대통령이 집권한 94년 4월부터 내연해 왔다. 과거 백인 우익정권과 달리 만델라의 권력기반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좌파세력이기 때문이다. 남아공은 또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비동맹국의 주축으로서 중국이 행사하는 영향력과 경제력을 간과할 수 없어 대만을 버리고 중국을 택했다 할 수 있다.

대만―남아공 단교설이 표면화한 것은 올해 초. 오의(우의) 중국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장이 남아공을 방문, 경제협력을 약속한데 이어 알프레도 은조 남아공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면서다. 대만은 이에 대응해 최근 35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합작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상품구매계약을 하는 등 경제지원 강화전략을 동원, 남아공을 잡아두려 했지만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남아공은 당초 대만 및 중국과 동시수교를 위해 여러차례 중국과 교섭해 왔다. 남아공의 7대 교역국으로 95년 무역량이 17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대만과의 경제관계를 깨기 싫었기 때문이다(중국과는 같은 기간 13억3,000만달러). 그러나 남아공의 동시수교 의도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의해 좌절됐다.

대만은 이번 단교로 상당한 국내외적 파장을 겪을 전망이다. 우선 9월 강택민(장쩌민) 중국주석의 아프리카 순방외교 공세 직후 니제르가 대만과 단교했듯이 나머지 수교국의 이탈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대만 국내적으로는 이등휘(리덩후이) 총통의 「온건·실용외교」에 대한 반발이 격화하고 있다. 민진당(DPP)을 비롯한 야권은 「은탄(돈) 외교」의 한계를 드러냈다며 이총통의 노선을 비난하고 있다. 「언제까지 달러로 수교국을 붙들어 둘 것이냐」는 의미다. 이들은 더욱이 『대만독립 선언만이 외교적 활로』라고 주장, 이총통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외교적 고립을 통한 통일정책」이 대만을 궁지로 몰고 있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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