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에게 유럽·파리는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그저 느긋하게 저녁 식사를 위해 들른 어느 프랑스 식당의 풍경을 생각해보세요. 거기서 우리는 다양한 음식은 물론 국적이나 문화적 배경이 전혀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영화 「레스토랑」은 낯설지만 재미있는 이국 식당에서의 저녁 식사와 같은 느낌을 줄 겁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프랑스 자본과 스태프들로 프랑스 영화를 만드는 김강노 감독(37)은 『사람들, 특히 동양인들에게 유럽, 파리가 어떤 의미인 지를 묻고 싶었다』고 작업 동기를 밝혔다.
그는 파리 몽파르나쓰의 일식당 「신동경」에 모여든 한국 일본 프랑스 인도 등 여섯 나라 8명의 웨이터의 일상과 갈등을 통해 이 의문을 풀어간다. 이곳은 파리 제3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하던 김감독이 지난 85년 실제 웨이터로 일했던 곳. 시나리오도 직접 썼다.
파리의 오늘을 사는 다국적 젊은이들의 일상을 렌즈 가까이 당겨서 면밀히 살펴 보려는 그의 시도는 최근의 프랑스 영화 기류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요즘 프랑스에서의 저예산 영화들은 이민자, 도시외곽의 소외계층의 문제들을 가까이서 다루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프랑스의 메르퀴르 영화사가 제작비와 스태프진을 지원하고, 유럽 판권과 내년 칸느 영화제 출품까지 약속했다.
무슈 김 역에는 재불 한국인 배우 토니 정, 프랑스인 웨이터 역에 「레오 카락스」 감독의 단짝 배우인 「퐁뇌프의 연인들」의 드니 라방이 캐스팅됐고, 10년 전 김감독의 단골 손님이었던 작가 밀란 쿤데라, 「남과 여」의 클로드 를루쉬 감독, 프랑스의 샹송 가수 알란 슈송 등이 깜짝 출연할 예정이다.<박은주 기자>박은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