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엘란이어 현대도 모델 준비/개성시대 곧 대중화 전망외국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지붕없는 오픈카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도로여건 등으로 국내시장에는 판매가능성이 없는 차로 여겨졌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시장에 패션바람이 거세지면서 오픈카는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자동차 개성시대」의 첨병으로 떠올랐다.
대우자동차가 이달 중순 새 소형승용차 라노스를 시판하면서 지붕을 개폐할 수 있는 컨버터블형 「까브리올레」를 동시에 선보여 이같은 경향에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1,600㏄급 배기량에 4인승인 라노스 「까브리올레」는 외국처럼 본격적인 소형 오픈카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특수계층을 위해 구색용으로 내놓던 예전과는 달리 오픈카의 대중화를 처음 시도했다고 할 수 있다. 98년부터 연간 2만대씩 생산하게 될 까브리올레는 라노스의 부드러운 외관을 최대한 강조하면서 112마력 DOHC엔진을 장착, 강인함도 함께 갖췄다. 1,000만원대로 가격을 예상하고 있는 대우는 출시이후 폭발적인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라노스의 돌풍에 힘입어 국내 신생 오픈카시장을 석권하겠다는 태세다.
라노스 「까브리올레」보다 앞서 오픈카 양산 테이프를 끊은 것은 기아자동차의 엘란이다. 94년 영국 로터스사로부터 기술 및 생산·판매권 일체를 넘겨받아 생산한 엘란은 2인승 정통스포츠카로 오픈카로서 단연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차체높이가 1,270㎜로 국내에서 양산되는 차종중 가장 낮으며 1,800㏄급 DOHC엔진을 사용, 최고출력 151마력에 220㎞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고장이 적고 가격이 저렴한 수동개폐식의 소프트톱을 채용한 것도 오픈카로서의 매력을 한껏 살린 인기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우와 기아의 오픈카시장 선점에 대해 현대자동차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도로여건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고 공해문제도 있어 시장수요가 불투명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포드 머스탱 컨버터블, 스웨덴의 샤브 900컨버터블, 프랑스의 푸조 카브리올레 306, 이탈리아 푼토 카브리오, 폴크스바겐의 골프 카브리올레 등 국내 상륙한 외제 오픈카가 올해들어 인기리에 팔려나가자 티뷰론을 모델로 한 오픈카를 조만간 양산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미 시험제작을 마친 티뷰론 컨버터블은 아반떼의 파생차종이지만 티뷰론보다 훨씬 날렵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현대측은 말하고 있다.
비록 양산차는 아니지만 91년 기아자동차가 도쿄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세피아 컨버터블과 92년 현대의 스쿠프 컨버터블, 지난해 서울모터쇼에 출품된 대우의 컨셉트카 「NO.1」 등 국내 오픈카 전위모델이 양산시장에서 어떻게 꽃피울지 관심거리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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