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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찜찜’ 농민도 ‘불만’/확정된 추곡수매 정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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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찜찜’ 농민도 ‘불만’/확정된 추곡수매 정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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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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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7일 확정한 「3% 인상, 890만섬 수매」를 주요 내용으로 한 올해 추곡수매 정부안의 특징은 쌀 자급기반 유지와 국제경쟁력 확보에 있다. 하지만 「경쟁력 10%이상 높이기」 등 정부의 기본 정책방향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을 뿐 아니라 농민들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어 앞으로 국회 심의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올해 추곡수매가 정부안 결정은 처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양곡유통위원회는 9월 하순부터 11월초까지 6차례 회의를 열어 진통끝에 「2∼4%인상」이라는 건의안을 마련했고 농림부는 이를 바탕으로 재정경제원과 협의에 나섰으나 양측은 쉽게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

그러자 재경원은 지난 13일 『올해 추곡수매가를 인상할 요인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3년째 동결을 주장하고 나섰다. 재경원은 ▲국제가격에 비해 5배이상 비싼 상태에서 수매가를 인상하면 우리 쌀 산업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하고 ▲대풍으로 쌀 생산농가의 소득이 크게 늘어났으며 ▲소비자 쌀값은 지난 1년간 14.7% 상승했는데 수매가를 올릴 경우 쌀값을 더욱 상승시켜 서민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농업부문도 경쟁력 10%이상 높이기에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대해 농림부는 ▲대풍을 이루어낸 농민들의 정성에 보답하고 ▲쌀 자급기반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생산의욕 고취가 필요할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 쌀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인상률이 최소한 3∼4%가 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날 정부가 밝힌 추곡가 수매방침은 처음부터 재경원등이 주장한 동결이유나 농민단체들의 두자릿수 인상요구를 논리적으로 충분히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농업부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재경원은 동결을 강조한 반면 농림부는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똑같은 사항을 놓고 정부부처내에서 의견이 엇갈린 것인데 어느 쪽이 더 설득력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었다. 또 국민경제 전체가 추진중인 경쟁력 높이기와 관련, 현 상황에서 수매가인상이 가뜩이나 어려운 물가를 더욱 위협해 결국 국민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분명한 대책을 밝히지 못했다.<이상호 기자>

◎정치권 반응/야 일제히 비난 국회서 부결 방침/여 ‘최소 4%’ 당론 관철못해 곤혹

2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정부의 추곡수매안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야당비난―여당곤혹」으로 요약된다. 야권은 이날 정부의 추곡수매안에 대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당이 자민련과 협의해 요구한 8∼9%인상이 실현돼야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 허용보조금 1조8,500억원을 활용, 인상폭을 늘려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는 당소속 김태식 의원이 농림해양수산위원장으로 있고, 해당 상임위가 여야동수인만큼 정부의 추곡수매가 동의안이 회부되면 반드시 부결처리키로 방침을 정했다.

자민련도 이규양 부대변인의 논평에서 『UR협상결과에 따라 외국쌀이 수입되고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에서 농민들의 생명줄인 추곡가에 적용하는 「농민죽이기」는 즉각 철회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은 수매량은 문제삼지않되 수매가만은 국민회의와 공조해 8∼9%인상을 관철시킨다는 방침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또 당내 농촌문제 전문가인 김영진 의원과 정일영 의원을 각각 내세워 이날 예결위에서 정부의 추곡수매안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들은 정부의 농가 미지급 보조금(6,310억원), 밥한공기에 드는 쌀값(152원), 쌀값이 엥겔지수에 미치는 영향(9%), 쌀가격이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0.025%) 등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예시하며 정부의 추곡수매안 부당성을 낱낱이 지적했다.

신한국당은 불가피성을 내세우면서도 곤혹스런 모습이다. 김철 대변인은 『당정협의가 끝난 것이므로 더이상 언급않는 게 좋겠다』며 「펜트」자체를 회피했다. 신한국당은 최소한 4%인상의 당론이 관철되지않은데 대한 농촌출신 의원들의 불만을 달래는 한편 농협의 시가수매를 통해 추곡수매 이외의 물량을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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