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추 지붕·앞뒤에 문 ‘기능+예술적 감흥’냉장고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지는 오래이지만 냉장고에 예술적 향기를 불어넣으려는 시도는 많지 않았다. 「직사각형으로 주방 한편에 자리잡는 가전제품」이 냉장고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그러나 이태리 디자이너 로베르토 페제타가 내놓은 오브제 냉장고는 이 고정관념을 파괴, 냉장고를 실험적인 조각작품으로 변형시켰다.
오브제 냉장고는 페제타가 87년 이태리의 유명 가전업체 렉스사를 위해 디자인했다. 음식을 얼리고 차게 보관하는 기능을 살리면서 거실 한가운데나 카페 등지에서 조각장식품 역할도 하게 한다는 것이 기본개념.
거실 한 가운데에 둔다는 개념이므로 냉장고 문은 앞과 뒤에서 모두 열 수 있도록 했다. 윗부분에는 사각추 모양의 지붕을 얹고 그위에 빨강이나 은색, 검정색의 깃발을 꽂아 유목민족의 천막집을 보는 듯한 느낌을 살렸다. 이 냉장고에서 가장 특색있는 부분은 문짝. 여닫이 문짝은 전체적으로는 표면이 매끈매끈하지만 가로줄 무늬 부분은 질감이 독특하다. 얇은 철판으로 무늬를 도장했기 때문. 이 철판의 가로줄 무늬와 매끈매끈한 질감이 대비되어 특히 밤에 조명을 받으면 빛 반사가 다르게 일어나, 빛이 들어오고 나가는 듯한 전위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오브제 냉장고를 굿디자인 상품으로 추천한 민찬홍 교수(동덕여대 산업디자인과)는 『기능만으로 가구나 가전제품을 선택하던 시대는 지났다. 예술적인 감흥을 느끼게 해주는 캐릭터가구로 생활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추천이유를 밝혔다. 오브제 냉장고로 페제타는 87년 이태리의 권위있는 디자인상인 금컴퍼스상을 수상했으며 오리지널 작품은 영국 런던 디자인박물관에 영구소장됐다.<민찬홍 교수(동덕여대 산업디자인과) 추천>민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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