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사법원 어이없는 판결「구류 1시간, 벌금 1아고라」
최근 이스라엘 군사법원이 18세의 팔레스타인 청년을 불법으로 사살한 혐의로 기소된 이스라엘 병사 4명에 내린 형량이다. 1아고라는 미화 1센트(8원30전)의 3분의 1에 해당하며 이스라엘 통용화 세겔의 1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아고라는 또 워낙 가치가 없어 거스름돈으로도 쓰이질 않는다.
1아고라의 벌금을 낸 병사들은 93년 11월 요르단강 서안의 한 검문소에서 근무중, 차를 타고 가던 팔레스타인 청년이 수상하다며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은채 사살했다. 그간 상당수 이스라엘병사들은 중형을 받아야할 불법행위를 저지르고도 팔레스타인과 「전시상태」로 대치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벼운 처벌만을 받아왔다.
87년부터 93년까지 이스라엘병사들의 이와 유사한 불법행위는 모두 1,251건이었지만 14명이 기소됐고 이중 10명만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때문에 이스라엘 병사들은 팔레스타인들에 대한 각종 가혹행위 등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다. 고귀한 인간의 목숨값이 우리나라 돈으로 약 3원밖에 안되니 어쩌면 당연한 풍조라고도 할 수 있다.
이스라엘 인권운동가들은 이같은 판결은 이스라엘이 법치주의국가임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개탄하고 있다. 세계각국들도 말이 안되는 형량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스라엘 군사법원은 국내외의 각종 비판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스라엘 검찰은 한술더 떠 법원의 「너그러운」 관용에 항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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