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에 딱맞는 이름위해 하루 12시간씩 매달려요광고도 제품도 사람까지도 이미지가 중시되는 시대다. 성공적인 판매를 위해 제품의 경우 그 개성적인 인상을 선명하게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는 BI(Brand Identity) 디자이너가 각광을 받고 있다.
손혜원씨(42·크로스포인트 대표)는 요즘 잘 나가는 BI디자이너 가운데 한 명이다. 「참나무통 맑은 소주」 「매직스」 「보솜이」 「비키」 「나이세스」 등 텔리비젼이나 신문에서 하루에 한 번은 지나치는 이 이름들이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이름 하나만 짓는 것은 아니지요. 상품 전체의 이미지를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냅니다』 그런 점에서 BI디자이너는 상품 이름만 짓는 브랜드 네이머(Brand Namer)와는 구분이 된다. 브랜드 네이머가 작명만 한다면 BI디자이너는 광고디자인까지 책임진다. 손씨는 홍익대 미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하고 한라양행의 디자이너로 출발을 했다. 그후 「디자인포커스」라는 광고회사에서 광고디자인을 맡으면서 기업이미지를 창조하는 CI(Corporate Identity)디자이너로 발돋음했다.
BI디자이너가 된 것은 6년전 지금의 회사를 인수하면서부터이다. 의류업체 신원에벤에셀의 여성복브랜드 광고를 맡았는데 제품의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작업 중 「씨」라는 이름을 만들게 됐다. 그후 이 회사에서 만든 「베스티벨리」「INVU」 「크로와제」같은 여성복 브랜드, 고급과자 「초코지오」 양주 「칼튼힐」 광고와 이름이 모두 그에게서 나왔다. 이제까지 50여개 정도의 상표를 만들었는데 20여개가 히트했다. 보통 상표 1개를 만들려면 20∼30가지의 이름을 짓고 최종적으로 5개를 고객에게 선보인다. 그가 이름을 지을 때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가 하는 점이다. 기저귀 「보솜이」를 지을 때는 어머니들이 보송보송한 종이 기저귀를 원한다는 소비자조사 결과에 따라 「보송보송」을 생각했다. 영어사전을 뒤져보니 「가슴」이란 뜻의 「보솜(BOSOM)」이란 단어가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까지 표현할 것 같았다. 결국 두 가지를 담아 「보솜이」를 골랐다.
이름은 한순간 떠오르기도 하지만 대개는 지독한 노력의 소산. 한달에 5∼6권의 책을 읽고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에 매달린다. 영화 연극 콘서트를 빼놓지 않고 1년에 한번은 전직원이 외국여행을 간다.
『상품의 대부분이 여성들이 사용하는 것이므로 여성의 감성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는 손씨는 『상상력과 현실감각을 가진 여성이라면 도전해 볼만한 일이다』라고 말한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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