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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목별 월 200만원이상 기본’/고액과외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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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목별 월 200만원이상 기본’/고액과외 실상

입력
1996.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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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여름방학서 논술때까지 극성/족집게 강사엔 1,000만원 제의도/전문 ‘과외꾼’ 월수입 수천만원/일부 보습학원도 불법과외 손대「막판 2개월 300만원」 「1주일에 두번씩 한달 400만원」 「서울대 xx과 대학원졸업, 서울대 xx강사, 국정교과서 저자」 「수학능력시험 수석, 서울대xx과 졸업, 전xx학원강사」 「고려대 xx과졸업, xx고등학교 교사」…

고등학교 여름방학이 시작할 무렵 서울 압구정동 대치동 서초동 논현동 등 강남일대에는 유명학원강사 등을 내세운 고액과외 소문이 학부모들 사이에 쫙 퍼진다. 또 50평이상의 아파트가 밀집한 곳을 중심으로 인근 담벼락에는 자칭 「수능전문가」들의 연락처와 이력서가 덕지덕지 붙는다.

서울 유명 D대입학원 강사 Y씨(34). 『고교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학원 강사들이 바빠집니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혼자서 할 수 없기 때문에 지리 물리 화학 생물 등을 망라한 팀을 짜느라 정신이 없어요. 수능시험 직전까지가 우리들로서는 대목입니다』

그에 따르면 학원가에서 학원강사의 과외는 이미 비밀이 아니다. 『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학원에도 이런 과외를 하는 강사가 많아요. 그러나 학원 밖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에 대해 서로 모른체 하는 것이 불문율이어서 어디서 어떻게 해 얼마를 받는지는 잘 모릅니다. 다만 오가는 말로 보아 우리 학원 강사들의 경우 보통 학생 1명에 과목별로 월 200만원 이상은 받는 것 같습니다』

수능시험이 끝난 요즘에는 1개월여 남은 대입 논술고사 과외가 성행하고 있다. 강남에서 이름이 알려진 논술강사는 4∼5주동안 주1회씩 강의하는데 부르는게 값이다. 보통 200만원 이상이다. 작년 서울대 연세대 등 일부 명문대 논술시험문제를 「족집게」처럼 예상했던 모학원 강사에게는 『과외를 해주면 1,000만원을 주겠다』는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강남의 일부 보습학원도 불법 고액과외에 손을 대고 있다. 방학동안 20명을 한 반으로 묶어 과학·사회영역을 가르치는데 1명당 200만∼300만원을 받는다. 딸이 K고에 다니는 학부모 L씨(43·여)는 『방학때면 300만원을 주고 인근 보습학원에 딸을 보내고 있다』며 『교육당국이 이같은 고액의 학원비를 알고 있는지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양의 S학원강사 P씨(32)는 1주일에 2번씩 영어과외를 하고 150만원을 받고 있다. P씨는 그러나 『혼자서 150만원을 내는 것은 부담이 되지만 3, 4명이 팀을 짜서 과외를 받으면 별로 큰 부담은 안될 것』이라며 『학원강사 정도면 이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원강사나 학부모가 아파트를 얻어 과외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입시학원이 거의 없는 경기 안산의 경우 국어 영어 수학 선생님이 팀을짠 후 방 3개가 딸린 2,000만∼3,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전세로 얻어 고액과외를 합니다. 주위의 시선이 있어 많은 학생들이 들락거리면 곤란하기 때문에 주로 입시직전 단기간에 하고 대개 과목당 2∼4명을 넘지 않습니다. 비용은 학생 1명에 과목당 100만∼200만원을 받아요. 서울은 전세값이 비싸 이런 식으로는 하기 어렵지요』

학원강사나 교사출신들이 전문 「과외꾼」으로 나서는 경우도 있다. 학원강사를 하다가 4년전부터 서울 강남일대에서 수학과외 전문으로 나선 H씨(39)는 한달 수입이 1,500만원 이상이다. 『현재 5개 팀을 맡고 있습니다. 압구정동 일대의 학부모들에게 한번 알려진 후 알음알음으로 과외 요청이 많이 들어 옵니다. 나 말고도 이 일대에는 과외를 「업」으로 삼는 사람이 많아요』

특히 수능시험이 다가오면 「막판 정리」 「족집게」 「찍기」과외 등이 번지는데 보통 월 300만원 이상이다. 본고사가 실시됐던 작년까지만 해도 대학별 특성에 따른 본고사 대비 족집게 과외가 성행했다. 그러나 본고사가 없어진 올해 족집게 과외는 암기과목인 과학·사회 위주였다.

7년째 학원강사를 하는 S씨(32)는 『수능시험에서 국어 영어 수학은 족집게 과외가 효과를 거두기 어렵지만 수리탐구Ⅱ 영역의 사회 과학은 암기 위주여서 단기간에 점수를 올려놓는 것이 가능하다』며 『10여점 정도 올려줄 수는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지난달 『수능점수 10점을 올려준다』며 족집게 과외를 한 학원장과 강사가 입건됐다. 이들은 1명당 150만∼4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고액과외를 받은 학생 30여명의 학부모들은 대개 강남 부유층으로 중소업체 사장, 고위공무원, 의사, 모언론사 간부 등이었다.

예능은 학원비 그 자체가 고액이다. 입시학원에서는 「2개월 완성」에 300만원 이상을 받는다. 실기시험을 앞두고는 지원학교 교수에게 과외를 받는데 보통 30∼40분 정도 지도를 받고 한번에 15만원을 낸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레슨교수가 채점위원이기 때문에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이 든 봉투를 쥐어 주어야만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현행법상 대학생을 제외하고 학원강사나 현직 교사의 과외는 모두 불법이다. 현직 교사들의 경우 위험수당까지 포함돼 과외비가 올라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주무부서인 시교육청 사회교육과와 중등장학담당관실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제보를 받고 집에 찾아갔는데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잖아요, 우리에게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단속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법과외가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현직교사의 과외가 적발된 것은 지난해 단 1건에 불과했다는 게 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내 아이 직접 가르친다/문화센터 어머니수학교실 등 인기/집에서 실력발휘 과외비 절감

지난 15일 하오 서울 종로구 운현궁 옆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4층 강의실. 15명의 어머니들 표정이 진지하다. 수강 과목은 「방과후 아동지도」. 이날은 반 대표인 최정윤씨가 직접 만든 아동지도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시간이다.

최씨는 독서 레크리에이션 숙제지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자녀를 가르칠 수 있는 방과후 시간표와 요일별 과제를 차분하게 설명했다. 특히 밀가루를 주제로 미술 과학 자연 경제 등을 연계해 지도하는 주제망 교육방식을 발표해 동료 「학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평생교육원 오성준 교학과장은 『곧 자격시험이 실시되는 아동지도사 육성을 위해 마련한 과정인데 오히려 일반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문화센터나 각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는 이처럼 어머니들의 「신모권 운동」이 한창이다. 이 운동의 핵심목표는 방과후 자녀들의 교육권을 학원이나 과외강사로부터 되돌려 받자는 것. 자녀를 직접 지도하면 친밀감을 확보할 수 있고 아이들의 학원수강료를 절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어머니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과목은 「아동 미술지도」. 이 과목을 가장 먼저 시작한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의 경우 다른 과목의 3배가 넘는 80여명의 어머니들이 수강하고 있다.

초등학생의 방과후 학습지도 수준을 넘어 중학교 학과목을 직접 강의하는 곳도 있다. J문화센터에서는 중학 1, 2학년생을 자녀로 둔 어머니들을 위해 3개월 과정의 수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강좌에서는 현재 25명의 어머니들이 방정식과 통계공부에 땀을 흘리고 있다. 문화센터측은 고교과정의 수학까지 배우겠다는 일부 어머니들의 요청으로 8명이 참가하는 고교수학과정을 따로 개설하기도 했다.

강사 임형철씨(37)는 『여기서 닦은 실력으로 과외부업에 나선 어머니도 있다』며 『대부분의 중학과정 어머니들이 고교과정까지 배우고는 싶어하지만 능력의 한계로 똑같은 과정을 두번 세번 반복해 듣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진동 기자>

◎해외에서도 부는 과외열풍/대입 특례전형 대상 늘어 경쟁 치열/전문학원 등장 국내서 강사초빙도

「한국인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과외열풍이 분다」

해외주재외교관이나 상사원 자녀 등에게 적용돼 온 대학입학 특례전형의 응시대상이 대폭 확대돼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해외에서도 과외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례입학대상이 현지법인 직원과 자영업자, 유학생 자녀로까지 확대된 「97년 서울대 입시」에는 30명 모집에 무려 260명이 지원했다.

해외의 과외바람은 미국이나 일본, 유럽지역에 비해 교육여건이 열악한 동남아 지역에서 가장 거세다. 동남아에서 가장 많은 1만7,000여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거의 모든 한국학생들이 1과목 이상의 과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는 학생수 1,000여명의 한인국제학교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코리언 스쿨」(JIKS)이 설립돼 국내 교과과정에 따른 수업과 미국식 영어교육을 함께 실시하고 있지만 이와는 별도로 국어 수학 등을 가르치는 대학특례입학 전문학원이 2개나 성업중이다. 태국 방콕에도 유학생이나 교사경험이 있는 상사주재원 부인들이 과외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올해초 등장한 특례입시 전문학원은 여름방학 등을 이용, 국내 유명강사를 초청해 특강을 실시하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는 고국에서 전문 과외꾼들을 초청, 왕복항공료와 호텔체재비까지 부담하며 수학과 「한국식 영어」과외를 시키고 있다.

일본 주재원 자녀들에게도 과외는 일상화해 있다. 초등학생은 국어와 영어, 중고등학생은 국어 영어 수학과외가 인기다. 특히 일본주재원의 자녀들은 구미지역의 특례입학 대상자들과 경쟁하는데 불리한 영어과외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다. 귀국을 앞둔 초등학생의 국어 과외는 특히 일본학교에 다닌 아이들에게는 거의 필수적인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대개 유학생들이 주 2일, 2시간씩 받아쓰기 등을 가르치고 월 20만∼35만원을 받는다. 중고생 영어·수학과외에는 한국학교 교사를 비롯, 박사과정 유학생과 연구소에 근무하는 박사 등 고급인력이 동원돼 과목당 월 35만∼70만원을 받는다.

그러나 5년간 일본에 있다 3월 귀국한 L씨(43)는 『일본에서는 체재비가 넉넉해 과외비가 별 부담이 되지 않았다』면서 『국내 과외비가 절대액수로도 비싸다』고 말했다.<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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