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크다” 관망자세 15P 폭락/상·하한가 종목 줄고 신규매매방식 거래도 저조신증권전산시스템 가동 첫날인 25일 주가가 폭락,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거래가 극히 부진한 가운데 전업종에 걸쳐 주가가 무기력하게 하락,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4.99포인트 하락한 716.45로 마감됐다. 이로써 주가는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인 동시에 93년 10월9일(712.35)이후 3년여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객장에서는 700선마저 무너지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했다.
특히 이날부터 새로운 매매제도가 도입되면서 거래량도 1,500만주대로 급감했고 거래대금은 2,289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이날 상한가 종목은 전체 거래종목의 1.55%인 15개, 하한가 종목은 5.77%인 56개로 대폭 줄어들었고, 상승폭이 큰 종목은 대부분 중소형주였다.
이날부터 새로 도입된 시장가주문(가격을 지정하지 않은 주문)은 총거래량의 6.5%인 98만6,680주, 시간외종가매매는 1.6%인 24만850주에 그쳤다. 5만주이상 또는 10억원이상의 대량주문일때 미리 매매상대방을 정해 주문하는 시간외대량매매는 단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주가 폭락 및 거래량 급감은 전반적인 침체국면에 시장위험도(리스크)마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일단은 지켜보자』는 심리가 팽배한데 따른 것이다.
하루 주가제한폭이 6%에서 8%로 확대되면서 신용투자자들은 최악의 경우 주식매입 이틀만에 담보부족사태에 직면할 수 있게 됐고, 담보유지비율이 100%미만인 「깡통계좌」발생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가격제한폭이 평균 4.6%에서 6%로 확대된 작년 4월1일에도 거래량은 크게 감소했었다. 특히 상한가종목비율은 3월 16.63%에서 4월 8.14%로, 하한가종목비율은 8.84%에서 7.77%로 감소했었다. 4월10일까지 열흘간 주가가 5%이상 상승한 종목 38개중 3개 종목을 제외한 전부가 소형주로 리스크확대에 따른 투자패턴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번 주가제한폭 확대 역시 거래량 급감, 상―하한가 종목의 감소, 중소형주 위주의 장세 등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밖에도 28, 29일로 예정된 한국통신주 매각, 시중 은행장 추가 내사설, 회사채수익률 급등 등은 증시폭락을 부추겼다.
한편 신전산시스템 가동은 당초 우려와 달리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신전산망은 전산장애시 매매를 비상처리할 수 있는 백업(BACK―UP)시스템을 구비, 안정성을 갖췄으며 하루 거래처리능력도 종전의 65만건에서 100만건으로 대폭 향상됐다.
이날 일부 증권사 지점에서는 단말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이는 신증권전산시스템과는 무관한 자체 통신망의 장애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증권전산(주)에는 하루종일 신시스템 작동방법 등을 묻는 증권사 직원들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앞으로 며칠간 신매매제도 도입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주가변동폭 확대 등으로 주가의 정보반영속도가 빨라져 궁극적으로는 주가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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