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100여명 임기만료… 태풍 불어닥칠듯/행장 선출방식 변경 초임탈락·3연임여부 관심은행권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2월 임원인사를 앞두고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은행권은 내년 일반은행장 12명을 포함, 임원 100여명의 임기가 끝나는데다 은행장선출방식이 변경되고 임원자리도 대폭 줄어 사상 최대규모의 임원진 개편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측은 현 정부들어 16명의 은행장이 불명예 중도퇴진한 은행권의 비정상적 경영을 쇄신하기 위해 은행권의 일대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어 어느때보다 인사태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 임기가 끝나는 은행장은 정지태(상업) 신광식(제일) 이관우(한일) 장명선(외환) 나응찬(신한) 이재진(동화) 윤병철(하나) 이련형(부산) 주범국(경기) 김형영(경남) 민형근(충북) 행장 등 11명이며 손홍균행장 구속으로 공석중인 서울은행장자리까지 포함, 은행장 12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그동안 은행권에는 현 은행장이 원하면 얼마든지 연임이 가능했던 은행장추천위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경영성적에 관계없이 3연임을 못하게 하는 기형적인 불문율이 존재해 왔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비상임이사를 중심으로 한 이사회제도」가 도입돼 경영성적이 좋은 은행장은 3연임을 바라볼 수 있게 됐고 초임행장도 탈락할 수 있게 돼 인사파란이 예상된다.
정지태 나응찬 윤병철 주범국 김형영 민형근 행장 등 6명이 내년 중임을 끝내게 돼 누가 「3연임 불가」원칙을 깨고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특히 경영성적이 좋은 정·나·윤행장 등의 3연임 등극여부가 금융계 초미의 관심사다.
반면 그동안 은행장은 중임까지 「보장된 자리」였던 관행이 깨지고 임기만료와 관계없이 경영성적이 좋지 않은 은행장들이 중도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초임임기가 끝난 은행장이나 임기만료되지 않은 은행장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은행권에 대한 사정에서 내사설에 휘말린 일부 은행장들이 자연도태될 것이란 설도 나돌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은행권은 손행장 구속으로 공석이 된 서울은행장자리에 장만화직무대행이 내부승진할 가능성도 있으며 문민정부들어 3명의 행장이 불명예 퇴진한 점 때문에 외부인사가 영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장이 옮겨갈 경우 은행장 인사폭이 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은행장 외에도 25개 일반은행(15개 시중은행과 10개 지방은행)의 상무급이상 임원 가운데 70명(은행장 포함 82명)이 내년 2월 임기만료되고 5개 특수은행에서도 16명의 임원임기가 끝난다. 특히 「비상임이사 중심의 이사회제도」가 도입될 경우 이사자리가 줄어들 전망이어서 벌써부터 임원선임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연줄잡기 파벌다툼 등 임원인사를 둘러싼 부작용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하나은행은 임원인사를 둘러싼 잡음을 없애기 위해 임원선임투표제나 임원추천제 등 선임과정이 투명한 제도를 도입했고 다른 은행도 이와 같은 제도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