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게 있자니 당론이 울고/싸우자니 품위 구겨지고…”「상임위를 바꿀 것인가, 아니면 자리를 지키며 당론 관철에 앞장설 것인가」 국회 통일외무위에 소속된 대권주자 등 여야 중진의원들의 요즘 심정이다. 통외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비준동의안 뿐만 아니라 「대북 밀가루 비밀제공설」 등 뜨거운 이슈들을 다루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별다른 쟁점이 없었던 통외위는 중진의원들이 많이 포진해 「상원」으로 불리기도 했다. 통외위에는 당초 신한국당 상임고문인 이회창 최형우 김윤환 이만섭 김명윤 권익현 의원 등과 국민회의 이동원 고문 김근태 부총재 정희경 의원, 자민련 박준규 최고고문 박철언 부총재 등이 배치됐었다. 그러나 이들은 통외위가 여야간 기세싸움이 벌어지는 곳으로 변하자 그전처럼 점잖게 앉아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가 됐다. 그렇다고 고함을 지르는 등 구태정치를 연출하는 것도 품위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신한국당 최고문은 최근 「바쁜 일정때문에 꼬박꼬박 참석할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초선의 조웅규 의원에게 통외위를 넘져주고 교육위로 옮겼다. 또 국민회의 정부총재도 여야대치에 잔뼈가 굵은 이협 의원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이회창 고문측은 『상임위에서 여야가 정면출동할 경우 고문들은 처신하기가 다소 거북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고문은 25일 회의에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국당 한관계자는 『일단 통외위 추가 상임위원 교체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그러나 상임위 불참자가 없도록 하기 위해 일시적인 위원교체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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