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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통일상징 만들기’ 거국적 손문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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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통일상징 만들기’ 거국적 손문 추모

입력
1996.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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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130돌 맞아 대대적 행사·홍보 열기최근 중국에서는 손문(쑨원·1866∼1925)의 탄생 130주년을 맞아 추모작업이 중앙정부 주도하에 거국적으로 열리고 있다.

최근 북경(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강택민(장쩌민) 국가주석은 『손문 선생은 걸출한 애국주의자였으며 민족영웅이자 중국혁명의 위대한 선행자』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또 『우리는 선생이 완성하지 못한 민주혁명을 사회주의 혁명으로 발전시킨 것은 물론 중국민족의 운명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며 손문의 혁명이념의 정통후계자는 중국정부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언론매체들도 손문떠받들기 작업에 적극적이다. 인민일보는 『선생은 일본에 빼앗긴 대만을 다시 중국영토로 귀속시키고 조국 통일이라는 대의를 완수하기 위해 투쟁해왔다』고 업적을 찬양조로 소개했다.

정부는 손문의 초상화가 새겨진 몇종류의 우표를 조만간 발행할 예정이며 양자강에 58년간이나 침몰돼있던 「중산함」 인양작업에 착수했다. 지방정부도 손문탄생 13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전시회 등을 잇달아 개최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이같은 대규모 손문추모작업을 벌이는 것은 중국의 통일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그 상징인물로 손문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내년 7월 중국 근·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홍콩인수, 나아가 대만과의 통합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 이념 고수만으로는 힘들다고 판단한듯 하다. 즉 자본주의체제로 유지돼온 홍콩이나 대만을 끌어안기 위해 대만과 본토 양쪽에서 국부로 추앙받는 손문을 민족동질성의 상징인물로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역사책속의 인물로 사라진 손문이 사망 70여년만에 중국인의 새로운 정신적인 지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북경=송대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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