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김원준 리더격남성패션이 여성화하는 국제적인 남성패션의 한 추세를 반영하듯 우리사회에도 「워모족」에 이어 「페미오」가 등장했다. 「워모」(이탈리아어로 남성을 뜻함)는 90년대 들어 남성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행에 앞서거나 치장에 관심많은 남성들을 가리켜 온 말. 그런데 최근들어 화려한 색과 섬세한 장식에 때로 섹스어필까지 불러일으키는 패션을 한 남성들 「페미오」가 등장한 것이다.
페미오의 리더로는 가수 박진영, 김원준이 꼽힌다. 안이 비치는 비닐바지 차림으로 TV 쇼무대에 출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박진영은 완고한 보통사람들에게 『남자도 저런 차림을 하는구나』는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김원준은 섬세하고수려한 이목구비에 날씬한 보라색 수트와 노랑 셔츠를 조화시키는 패션으로 페미오의 대표인물로 거론된다.
「페미오」는 시중에서 생겨난 말이다. 60∼70년대의 패션이 다시 나오자 재등장한 모즈(Mods)룩의 여성스러운 측면을 해석, 일본사람들이 영어단어 「페미닌」에 남자를 뜻하는 일본어 「오」를 합해 만들어낸 합성어. 여성패션을 한 남성을 지칭하는 데 쓰기 시작, 유행어로 정착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남성복의 여성화는 패션의 한 흐름이지 개인의 별난 취향에서 비롯된 옷차림이 아니다.
서정미씨(삼성패션연구소 수석연구원)는 『복고풍 흐름에 의해 20년대 서구를 풍미했던 깔끔한 댄디룩에 록뮤직 팝뮤직 팝아트 등의 화려함과 통속적 요소가 보태진 것이 모즈룩이다. 모즈룩은 일견 여성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여성적이라기 보다는 중성적이라는 표현이 맞다.
최근 패션에 나타나는 양성(앤드로지니어스) 흐름이 패션계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데 이는 이질적인 것들이 함께 혼합되는 문화현상과도 맞닿아있다. 페미오는 이런 문화현상의 반영이다』라고 풀이했다.
앤드로지니어스 룩은 흔히 유니섹스 룩과 혼동되지만 유니섹스 룩이 남여성이 함께 입는 남성복이라면 앤드로지니어스 룩은 남녀의 성 구분 자체를 하지 않는 중성적인 옷이다.
화려한 컬러와 무늬, 그물이나 레이스로 만든 속비치는 시스루, 신체굴곡을 드러내는 달라붙는 셔츠와 바지가 대표적인 페미오 스타일이다. 연예인 외에는 시스루까지 입는 예가 드물지만 「쫄티」 「쫄니트」 「쫄바지」 화려한 색의 날씬한 재킷은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다.<박희자 기자>박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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