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미주국장 방문… 미·쿠바 관계 걸림돌정부가 중남미대륙의 유일한 미수교국인 쿠바와의 수교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쿠바는 최근까지도 국제무대에서 노골적인 친북성향을 보여왔다. 때문에 쿠바와의 수교가 성사될 경우 우리 외교사에서 중요한 매듭의 의미로 기록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대외관계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기주 외무차관은 21일 국회 예결위에 출석, 『쿠바와의 물밑작업에 노력하고 있으며 조만간 국제환경이 바뀌면 수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우 낙관적인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외무부 유명환 북미국장(당시 미주국장)은 실무자와 함께 이틀간 쿠바를 비공식 방문, 외무부 및 통상국 고위관리들을 잇달아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올 2월께 예정됐던 이 방문은 쿠바의 미 민항기 격추사건으로 미-쿠바관계가 악화돼 뒤로 미뤄진 것이었다. 쿠바와의 물밑접촉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무부실무자들은 『아직 수교애기는 꺼낼 단계가 아니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의 물밑접촉은 관계개선을 위한 현지답사 및 상호간 입장탐색 차원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또 현재 양국은 수교를 위한 분위기 조성과정에서도 약간의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당국자는 『우리는 수교를 바라지만 쿠바는 우리측의 무역 및 투자만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쿠바의 입장이 극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는한 수교까지는 예상보다 많은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 당국자들의 지적이다. 한 당국자는 원만히 교섭이 진행돼도 수교까지는 3∼4년 걸릴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게다가 미국은 외국기업이 쿠바토지에 투자할 경우 이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헬름 버튼스」법안을 통해 외국의 쿠바투자를 막고있다. 때문에 쿠바와의 수교는 미―쿠바관계에 의해서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친북국가인 시리아와의 수교협상은 쿠바보다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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