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패션계에는 없지만 이곳 프랑스에서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는 패션조직이 있다. 이름하여 아타쇠 드 프레스(Attache de Press). 이들의 역할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패션디자이너 매니저이다. 마치 연예인 매니저가 연예인을 키우고 이미지관리를 하듯이 이들은 패션디자이너를 키우고 이미지관리를 한다.파리에만도 100여개를 헤아리는 아타쇠 드 프레스는 유명 또는 무명의 디자이너들을 보유하며 그들을 보이지 않는 성공의 길로 이끈다.
디자이너의 이미지메이킹을 위하여 프레스에 내보내는 디자이너의 얼굴사진 선정부터 컬렉션 방향설정, 잡지화보 촬영을 위한 편의제공까지 아타쇠 드 프레스가 고객 즉 디자이너를 위해 하는 일은 실로 다양하다. 이들의 사무실에 가보면 긴 옷걸이에 온갖 다양한 컬렉션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다. 언제든 패션담당기자들이 그들이 정한 테마에 따라 옷을 촬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기자가 관련자료를 찾아보며 디자이너와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언론과 디자이너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도 물론이다.
물론 아타쇠 드 프레스의 도움이 필요없는 기라성 같은 디자이너들은 자체 홍보실을 통해 홍보담당이 직접 프레스를 관리한다. 그러나 인지도가 낮은 디자이너나 브랜드에게 이들의 존재와 도움은 필수적이다.
아타쇠 드 프레스는 서로간 경쟁을 한다. 그런데 이들은 「파리」라는 거대한 패션무대를 담보로 외국디자이너들에게는 강한 텃세를 부리고 그들의 공동이익을 위해서 담합을 하기도 한다. 이들이 종종 「파리의 패션마피아」라고 불리는 것은 이런 문제 때문이다.
몇 년전부터 한국디자이너들의 파리진출이 활발해졌다. 이들이 아타쇠 드 프레스 간의 이권다툼에 휩쓸려 혹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의 일이 벌어지지 않을지 우리 패션계의 「조심스러움」이 필요한 때이다.<오성호 로메오커뮤니케이션 대표>오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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