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일자리가 줄면서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하고 있다. 대신 가정에 있던 주부가 취업일선에 나서는 등 30세이상 여자취업자 증가율이 남자를 앞질렀다.통계청이 22일 발표한 올 3·4분기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조업취업자수는 466만4,000명으로 1년사이에 1.8%(8만4,000명)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94, 95년 꾸준히 증가했으나 올들어 1·4분기 1.9%가 줄어든 이후 2·4분기 2.1% 줄어들어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 서비스업은 지난 1년간 4.6% 늘었다.
전체 취업자수는 2,109만3,000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8% 늘었으나 증가율은 지난해 (2.7%)에 비해 0.9%포인트 낮아졌다. 또 주당 근로시간이 35시간 미만의 임시직 또는 일용직 근로자의 고용이 지속적으로 감소, 기업들이 이들을 중심으로 인원감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계절특성을 감안한 실업률은 2.0%로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이는 여성의 실업률이 20∼24세 1.4% 포인트, 25∼29세 0.5% 포인트 각각 낮아지는등 전반적으로 여성취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특히 30∼54세 여성취업자는 1년 사이에 12만2,000명이 늘어난 459만6,000명으로, 증가폭(2.7%)은 전년(3.0%)보다 둔화했으나 지난해 3.9%에서 1.0%증가에 그친 남자보다 높았다.
최근 고학력자의 취업난을 반영하듯 취업준비생으로 분류되는 대졸이상 25∼29세 남자의 실업률이 전년보다 0.9% 높아진 5.2%에 달한 것도 주목된다.
통계청 정지택 통계조사국장은 『제조업 고용은 줄고 기타 서비스업등의 고용이 늘어나는 것은 경기하강 국면의 주된 특징』이라며 『통상 실업률이 현재의 경기보다 9∼10개월뒤에 나타나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실업률이 매우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미니해설/경기하강국면 전형적 고용현상/신규채용 억제로 더 악화 전망
통계청이 내놓은 3·4분기 고용동향은 경기침체로 인해 고용시장이 점차 불안정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조업 및 임시직 취업자는 줄고 서비스업 등은 증가하는 등 경기하강국면의 전형적인 고용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경기가 나빴던 92년과 93년에도 나타났었다.
물론 실업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감량경영에 돌입한 기업들이 비교적 정리하기 쉬운 임시직부터 줄이고, 신규채용은 억제하는 움직임이어서 이같은 추세가 반영되는 4·4분기 또는 내년 실업률은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직장을 찾는 나이인 25∼29세 대졸남자 실업률이 1년사이에 0.9%포인트 상승, 이를 예고하고 있다. 만약 노동법 개정으로 정리해고제가 도입돼 감원을 단행할 경우 실업률은 급상승할 수도 있다.
여성 취업자 증가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는 교육수준 향상 등으로 해마다 느는 추세이지만 최근 전업주부들이 취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침체의 한 단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3·4분기중 서비스 판매직에 취업한 여성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만6,000명(5.9%)이 증가한 28만4,000명으로 전체 여성취업자의 32.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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