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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봄 세계 패션언어는/사랑스럽고 달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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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봄 세계 패션언어는/사랑스럽고 달콤하게

입력
1996.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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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쉬룩·미니멀리즘에 싫증/포근한 여성스러움으로 돌아간다/‘사랑에 빠진 유럽·냉정한 뉴욕’ 두 경향/몸 감싸며 흘러내리는 쉬폰 드레스 주류내년 봄 여성들의 패션언어는 「사랑스럽고 달콤하게」이다. 꽃무늬 가득한 하늘거리는 원피스들이 봄의 풀꽃 가득한 뜨락보다 더 화사하고 사랑스럽게 거리를 환하게 할 전망이다.

지난 9월말 런던컬렉션을 시작으로 밀라노, 파리, 뉴욕까지 한 달간 이어진 주요 국제컬렉션에서 드러난 내년 봄·여름 여성복의 이 새로운 경향 「로맨틱한 여성스러움」은 수년간 유행을 주도해온 남성복풍의 매니쉬룩과 단순함 절제의 미학에 맞춘 미니멀리즘에 대한 싫증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첨단 기계과학과 경쟁에 얽매인 현실의 긴장에서 벗어나 따뜻하고 포근한 여성스러움을 찾으려는 동경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로맨틱한 여성스러움은 유럽과 미국(뉴욕)에서 각기 다르게 표현될 것같다. 「사랑에 빠진 유럽과 냉정한 뉴욕」으로, 「프리티 우먼과 파워 우먼」(패션전문지 WWD평)으로 표현될 만큼 양 지역의 컬렉션은 차이가 있었다.

유럽의 컬렉션에는 살랑이는 긴 원피스들이 대거 등장했으나 『밤의 파티복뿐』이라는 비판까지 있을 정도로 낮 평상복이 적었다. 이에 비해 뉴욕컬렉션에는 여성스런 원피스 외에도 부드럽게 흐르는 팬츠수트 등 직장여성들을 위한 실용적인 스타일이 많았던 것.

세계적으로 유행을 이끄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명디자이너들이 약속이나 한듯 앞장세운 것은 쉬폰 꽃무늬 드레스. 보는 것만으로도 부드러움이 전해질 듯한 이 쉬폰 원피스들은 몸을 감싸며 흘러내리듯 긴 길이에 플레어가 약간 들어간 형태가 주류였다. 색상은 화사해져 봄옷에는 연한 파스텔톤과 화이트가, 한여름옷에는 갈색, 모래색, 숲의 진초록, 바다의 푸른색이 많이 사용됐다.

쉬폰과 함께 내년의 유행을 전하는 또다른 소재는 저지. 신축성과 드레이프성(천이 흘러 드리워지는 성질)이 뛰어나 탄력있는 섹시함을 얹어주는 소재, 저지는 현대적인 여성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는 소재로 떠올랐다. 보통의 울저지외에도 실크, 면, 레이온으로 짠 저지가 다양하게 활용됐다.

안이 비치는 쉬폰의 인기는 겹쳐입기(레이어드)를 등장시켰다. 캘빈 클라인과 도나 카렌은 서로 길이와 색이 다른 저지 티셔츠를 겹쳐입는 새로운 멋내기 방식을 소개했다.

기하학적인 커트도 내년의 새로운 트렌드. 한 쪽 어깨만 있는 언밸런스 스타일이 이브닝웨어나 한여름옷에 많이 나타났다. 미니멀리즘의 유행에 밀려 생략됐던 목걸이 귀걸이 팔찌 등의 장신구들이 여성스러운 옷의 등장에 힘입어 다시 다채롭게 나온 것도 새로운 흐름이다.

◎컬렉션 어떤게 있나/파리·밀라노·뉴욕 3대 컬렉션/런던·도쿄 합하면 ‘5대’

세계적인 3대 기성복컬렉션은 파리컬렉션, 밀라노컬렉션, 뉴욕컬렉션이다. 이들 외에 런던컬렉션과 도쿄컬렉션을 합하여 세계 5대 컬렉션이라 부르기도 한다.

시즌보다 6개월 앞서서 샘플을 선보이는 컬렉션은 일년에 두 차례 열리는 것이 관례다. 가을·겨울옷은 3월, 봄·여름옷은 10월에 선보이는데 컬렉션들이 같은 기간에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해 미리 일정이 조정된다. 런던컬렉션을 선두로 밀라노, 파리, 뉴욕 , 도쿄의 순. 96 봄·여름컬렉션은 런던컬렉션이 9월25∼28일 밀라노컬렉션이 9월29∼10월6일 파리컬렉션이 10월7∼16일 뉴욕컬렉션이 10월26∼11월1일 열렸다.

컬렉션마다 개성과 강점이 다르다. 가장 세계적인 파리컬렉션은 세계 각국에서 2만여명의 바이어와 취재진이 모여들어 문자 그대로 『세계 패션센터』역할을 한다. 공식일정에 들어있는 패션쇼만도 100여개가 넘는다. 바이어와 취재진을 겨냥해 차별화하여 열리는 크고 작은 패션쇼와 전시회까지 포함하면 수백개다. 패션쇼가 축제를 방불케하며 상품수주(수주)보다는 전세계를 향한 홍보행사의 성격이 크다. 밀라노컬렉션은 재미와 화제거리는 덜하지만 성공적인 상업행사다. 런던컬렉션은 상업성과는 아예 거리가 먼 실험무대 성격이 짙었으나 최근 비비엔 웨스트우드, 존 갈리아노, 알렉산더 매퀸 등 국제적인 스타 디자이너들을 배출, 아이디어와 창의성의 보고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컬렉션 왜 여나/유통·무역이 가장 큰 목적/사전주문따른 기획생산 이점

「컬렉션」의 사전적 의미는 「수집」 「모음」이지만 패션계에서의 컬렉션은 디자이너나 업체가 신제품을 소개하는 패션쇼나 전시회를 말한다. 패션산업이 발달하면서 매년 봄과 가을 일정기간에 각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그 국가나 지역의 디자이너들과 업체들이 함께 조직적으로 발표회를 하면서 정착된 것이 컬렉션이다.

컬렉션을 여는 가장 큰 목적은 유통과 무역을 위한 것이다. 바이어들로부터 주문을 받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프레스들의 보도를 위한 홍보행사로서의 역할도 물론 크다.

컬렉션은 사전주문에 의한 생산이라는 생산체제와 유통시스템이 정착된 곳에서만 개최가 가능하다. 국내 패션디자이너들과 업체들이 정기컬렉션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컬렉션을 열어 국제적인 행사로 높이려는 이유는 바로 이런 사전주문 생산체제를 정착시키려는 데 있다. 컬렉션이 완전히 정착되면 소재발주부터 사전주문에 의한 기획생산까지 세계 패션업계의 일정에 맞출 수 있어 유통과 무역에 탄력이 붙게 된다. 사전주문에 의한 기획생산체제가 구축되면 디자이너(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업체의 재고가 줄어들어 현재의 재고부담까지 가산돼 책정된 높은 옷값이 낮아지게 됨으로써 옷값의 현실화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박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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