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상하이 TV페스티벌 최우수 감독상/소외된 현대인 결국 돌아갈 곳은 가족 공동체흔히 인생을 길에 비유한다. 인생살이가 여정과 같고, 길에는 수많은 인생이 스쳐가며 남긴 저마다의 사연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장기수의 귀향여정을 통해 삶과 존재의 의미를 물었던 KBS 「신TV문학관」의 「길위의 날들」(5월12일 방송)을 제작한 연출자 김홍종씨(KBS 제작위원·52)가 지난 13일 열린 「제6회 상하이 TV페스티벌」에서 최우수감독상을 받았다.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은 결국 가족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10년 만에 세상을 보고, 가족과 만난 중년남자가 걸어가는 길을 상징과 절제의 영상으로 담아낸 「길위의 날들」은 문학성의 향기를 살린 영상미라는 호평을 받았다. 감독상과 함께 심사위원이 작품성 높은 프로그램에 주는 특별상도 차지했고, 감옥으로 아들을 돌려 보내는 간절한 모정을 열연한 정애란씨가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동시대의 인간상을 꾸밈 없는 영상으로 옮긴다」는 영상철학을 지닌 김씨가 구상중인 다음 주제는 분단. 한국인의 삶과 사고를 억압해온 분단을 민족이라는 휴머니즘으로 극복하려는 주제의식을 담은 작품이라고 한다. 『그동안 문학작품에서 다루어온 분단문제는 너무 무겁기만 했습니다. 사회나 구조가 아닌 존재의 문제로 분단에 접근하고 싶어요. 시나리오는 이미 1년전 완성됐지만,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 월북자가 공비로 남파되어 가족을 찾아가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71년 KBS에 입사, 대하드라마 「토지」, TV문학관 「삼포가는 길」 「메밀꽃필무렵」 「단독강화」 「밤주막」 등을 제작했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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