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폭력·액션물 대신 가을 진지한 전기물 봇물할리우드의 가을은 심각한 영화의 계절. 여름 내내 폭력·액션물이 판을 치다 가을을 맞아 학생들이 교정으로 돌아가게 되면, 진짜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와 연기 위주의 점잖은 영화들이 대량 출하된다. 가을이 막바지에 접어든 요즘 할리우드에는 실재했던 인물을 소재로 한 전기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먼저 개봉된 영화는 피카소의 후반기 삶을 그린 「피카소와의 삶」. 「전망 좋은 방」 「하워즈 엔드」 등 예술영화를 만든 영국의 머천트- 아이보리팀의 신작이다. 피카소의 모델 노릇을 하다 사랑에 빠져 아이까지 낳는 젊은 프랑소아 길로의 눈으로 피카소를 괴퍅한 성격의 바람둥이로 묘사했다. 피카소 역은 연기파 앤터니 홉킨스가 맡았지만 관객과 비평가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다. 이어 나온 영화가 아일랜드 독립 영웅 마이클 콜린스의 짧고 파란만장한 일생을 묘사한 「마이클 콜린스」. 영국에 대한 무자비한 테러로 마침내 아일랜드의 독립을 얻어냈으나 북아일랜드를 영국에 양보하는 바람에 암살당한 콜린스의 삶이 웅장하게 그려졌다. 둘 다 아일랜드생인 닐 조던과 리암 니슨이 각기 감독과 주연을 맡았다.
연말에 개봉될 전기영화로는 「래리 플린트」와 「에비타」가 있다. 「래리 플린트」는 섹스 잡지 「허슬러」를 만든 플린트(우디 해럴슨 분)의 삶을 그렸다. 그가 표현의 자유를 놓고 대법원과 법정투쟁을 벌이고 알콜중독인 누드 댄서와 사랑에 빠지고, 저격범에게 총을 맞고 하반신 불구가 되는 과정이 리얼하게 그려져 사전 입선전이 좋은 영화. 제작은 올리버 스톤, 감독은 「아마데우스」의 밀로스 포먼이 맡았다.
「에비타」는 「캐츠」 등 수많은 히트 뮤지컬을 내놓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그의 콤비 팀 라이스가 손을 잡고 만든 뮤지컬. 가난한 농부의 딸 에바(마돈나 분)가 아르헨티나의 대통령 후안 페로의 부인이 돼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얘기.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 대신 노래로 진행된다.
헤밍웨이의 삶을 그린 「사랑과 전쟁」도 기대된다. 헤밍웨이가 1차 대전에 참전했다 부상을 입고 자신을 돌보는 간호원과 사랑에 빠졌던 실화가 중심 내용. 헤밍웨이로는 크리스 오도넬이, 간호원으로는 샌드라 블럭이 나온다.<박흥진>박흥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