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 수정 청탁함께 현금 1천만원/즉시 신고… 알고보니 토지사기범한 지방공무원이 거금 1천만원의 유혹을 뿌리치고 이도를 지켰다. 경북 칠곡군 약목면사무소 호병계장 백윤기씨(51·지방행정6급)는 14일 사무실로 찾아온 정한교씨(48·경북 경주시 외동읍 모화리)로부터 한모씨(55·경기 양평군)를 약목면이 본적인 다른 한모씨의 양자로 등재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백씨는 그 자리서 거절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정씨는 경북 경주시 외동읍 7백60여평의 임야가 본적이 약목면인 한모씨 소유로 돼 있으나 상속자가 없는 것을 알고 가로채려고 양평에 사는 한씨를 찾아내 양자로 등재해 줄 것을 부탁했던 것.
거절당한 정씨는 15일 하오 대구에 있는 백씨집에 찾아가 음료수 1상자를 떠맡기듯 놓고 갔다. 영문도 모르고 음료수상자를 받은 백씨의 부인은 별 생각없이 인근 슈퍼마켓에서 다른 음료수로 바꿨다. 다음 날 백씨는 출근하자마자 아내의 전화를 받았다. 정씨가 전화로 『전날 배달한 음료수상자에 현금 1천만원을 넣어두었다』고 말해 슈퍼마켓에 달려가 1만원권 1백만원 뭉치 10개를 발견했다는 것이었다.
백씨는 이 사실을 군청에 보고하고 대구로 가 슈퍼마켓 주인과 함께 돈이 든 음료수상자를 파출소에 신고했다. 정씨는 20일 대구서부경찰서에 뇌물공여혐의로 구속됐다. 백씨는 『돈이 든 음료수상자가 다른 사람에게 팔렸더라면 무슨 누명을 썼겠느냐』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73년부터 고향 약목에서 근무해온 백씨는 박봉으로 대학에 다니는 아들 등 1남1녀를 공부시키느라 버스로 출퇴근하고 있다.<대구=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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