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발해역사서 번역출간발해(698∼926)만큼 국가의 성격과 문화, 역사를 싸고 해석이 구구한 경우도 드물다. 거란에 의해 갑자기 멸망하면서 사료가 될만한 자료가 소멸되고 계승국가가 없어 연구에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발해의 민족구성과 영토상으로 관련있는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 일본이 자국의 입장에서 자의적으로 해석함으로써 논쟁거리가 되고있다.
최근 발간된 「러시아 연해주와 발해역사」(민음사간)는 러시아에서의 발해연구성과와 시각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책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이 책은 94년 붸 샤브쿠노프 등 러시아 발해연구자 13명이 펴낸 「발해국과 러시아 극동의 종족들」을 송기호 서울대 교수와 정석배씨(모스크바대 박사과정)가 번역한 것이다. 샤브쿠노프는 연해주지역의 발해고분과 절터의 발굴을 주도했던 대표적인 발해연구자. 그는 발해를 당나라의 지방정권으로 보는 중국의 견해나 신라와 함께 남북국으로 파악하는 한국의 주장을 모두 비판하고 말갈인 중심의 독립된 왕국으로 본다. 그는 특히 『발해는 고구려인들에게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는데 이를 근거로 한국학자들은 발해가 고구려의 후예라고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샤브쿠노프가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발해유물과 유적은 발해사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그는 연해주일대에서 발견된 성터와 취락지, 절터 뿐만아니라 농기구와 무기를 포함한 철제품, 장신구와 조형예술품, 기와와 도자기 등 지금까지 우리가 접근하지 못했던 유물과 유적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최진환 기자>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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