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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주의’ 인사시대가 온다/능력·실적 사내시장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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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주의’ 인사시대가 온다/능력·실적 사내시장 평가

입력
1996.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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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따라 급여·자리 결정쌍용증권은 최근 12월 중순께 문을 열 9개 신규지점 지점장을 사내 공모, 지원서를 접수중이다. 대상은 과장급 3년차이상. 지원자는 지점의 상권과 투자성향, 수익을 최대화할 키포인트전략 지역특성 등을 분석해 점포경영계획서를 제출하고, 회사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지원자를 지점장으로 「선발」한다. 지난 7월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된뒤 과장급 지점장이 탄생했다. 예전에 부리던 부하직원과 나란히 앉아 지점장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부·차장급 지점장들은 볼멘 소리를 하지만, 회사측은 『사원이 현재 지닌 능력이 인사기준』이라며 단호한 반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시가」주의 인사시대가 열린 것이다. 사원을 현재의 능력과 업무실적으로 인력시장에 내놓을때 매겨지는 「시가」에 따라 업무와 급여를 결정하겠다는 것이 특징이다. 인센티브제 연봉제 능력별임금차등제 발탁인사제 등 능력주의 인사는 기업들 사이에서 이미 「고전」이 됐다. 시가주의 인사는 능력을 최우선시한다는 면에서 능력주의 인사와 일맥상통하지만 사내공모나 외부평가 등 객관적 잣대를 통해 평가한 사원의 현재 능력을 근거로 삼는다는 점에서 더 합리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경기은행도 지난해 6월 실적이 부실한 지점의 새 지점장을 사내공모를 통해 선발했다. 임원들로 구성된 공모영업점장 심사위원회에서 면접과 실사를 거쳐 우수한 지원자를 점장에 임명했다. 지점장을 바꾼뒤 부실지점의 영업실적이 2배이상 크게 뛰었다는 것이 은행측의 설명. 지난 1월에도 8개 부실지점 지점장이 같은 방법으로 갈렸다. 은행측은 『장기적으로는 공모대상을 과·차장급에서 전사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가주의 인사는 일본에서 이미 각광받고 있는 신인사제도. 일본 휴렛팩커드는 사원들을 대상으로 직무를 공모에 부쳐 급료와 업무를 부여하는 「업무 공모입찰제도」를 실험실시중이다. 일본 금속부품상사인 (주)미즈미는 아예 외부의 인재스카우트회사로부터 사원의 「몸값」을 산정케 해 이를 근거로 급여를 결정한다.

사원들의 효과적인 자기 PR의 필요성이 커지는 것이 시가주의 인사의 특징. 삼성전기는 최근 사원들의 PC에 「자기신고 시스템」을 개설, 본인의 경력과 이력 희망직무 등을 인사팀으로 바로 접수시키는 사내직업소개소 제도를 운영중이다. 사내 노동시장에서 자기 자신의 「몸값」을 「흥정」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준 것이다.

S기업 계열사 인사담당 간부는 『사원에게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하고, 조직 환경변화에도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가인사가 시대의 흐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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