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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닿는 곳마다 ‘지성의 숨결’/미 뉴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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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닿는 곳마다 ‘지성의 숨결’/미 뉴잉글랜드

입력
1996.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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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예일 MIT 브라운 버클리음대…/고색창연한 거리 곳곳 수재들 ‘이상향’이미 동부 뉴잉글랜드 지방에는 세계의 명문대라 할 이름난 대학들이 참으로 많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톤 시내 한복판에 있는 버클리음대를 비롯, 보스톤시내를 관통하는 찰스강을 남에서 북으로 건너면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와 하버드대가 차례로 나온다. 또 방향을 달리해 매사추세츠주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자동차로 30분 간격으로 로드 아일랜드주의 RISD와 브라운대, 코네티컷주의 예일대가 숨은 얼굴을 내민다.

버클리음대(Berklee College of Music)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색다른 의미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학교이다. 아무런 상징물도 없이 보스톤 시내에 흩어져 있는 옅은 붉은색 벽돌건물 4동이 전부인 이 학교는 한마디로 재즈를 비롯한 미국 대중음악의 산실이다.

1945년에 세워진 이 학교의 졸업생 명단만 살펴보더라도 「버클리음대」라는 명성이 결코 거짓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이 학교 51년 졸업생인 재즈 작곡·편곡가 퀸시 존스를 비롯, 「재즈의 전도사」디지 길레스피, 재즈 기타리스트 게리 버튼과 존 스콧필드, 재즈 색소폰연주자 브랜포드 마살리스 등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쟁쟁한 재즈 뮤지션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나라의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도 이 학교 출신이다.

건물에 들어서면 처음부터 눈길을 확 끄는게 빽빽이 들어찬 각종 연습실(랩)이다. 1평이 채 안되는 악기 연습실은 물론이고, 전산실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컴퓨터와 첨단 기자재가 쌓인 「미디 랩」, 영화나 비디오 음악 전용실인 「필름 스코링 랩」등이 건물내 공연장 사이사이로 100여개나 있다.

버클리음대를 떠나 찰스강변을 가로 질러 하버드대를 향하다 보면 북쪽 강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붉은색 대학건물들이 보인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제1의 공과대학 MIT이다.

돔형의 본관건물과 원자로를 비롯한 전자실험실 초음속실험실 등 최신시설로 중무장한 납작하고 날렵하게 생긴 건물들이 자못 인상적이다.

MIT를 뒤로 하고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선굵은 회색빛 도서관 건물이 야트막한 아치형 출입문 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영화 「러브 스토리」에서 올리버와 제니퍼가 사랑을 꽃피웠고, 또다른 영화에서는 킹스필드 교수가 독특한 수업방식으로 학생들을 다그쳤던 곳, 이 곳이 바로 하버드대이다.

비록 최근 몇년간 미대학 종합순위에서 예일과 프린스턴에 약간 밀리기는 했지만 하버드대는 영원한 세계 지성의 집합소이다. 미국독립보다도 140년이나 앞선 설립연도(1636년), 크고 작은 100여개의 도서관에 소장된 1,200만권이라는 장서, 그리고 존 F 케네디를 비롯한 6명의 이 학교 출신 대통령 등….

RISD(Rhode Island School of Design·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는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지 9월호가 미국 미술학교 중에서 1위로 선정한 학교. 명문 브라운대와 함께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시내 중심가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컴퓨터 아트, 북 아트, 디자인, 순수미술, 일러스트레이션 등 모두 18개의 미술 관련 학과를 두고 있다.

코네티컷주의 한적한 항구도시 뉴 헤이븐에 있는 예일대는 29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명문대. 「이곳이 중세 유럽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캠퍼스 곳곳에 산재한 고색창연한 고딕양식의 건물들이 인상적이고, 900여만권의 장서가 보관된 스털링중앙도서관과 하얀 대리석으로 멋을 부린 현대식 바이네케 도서관이 눈길을 끈다.<보스톤=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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