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불 받고 요원신상·해외파견자 명단 넘겨미국중앙정보국(CIA)의 중견 간부가 지난 2년동안 러시아에 기밀을 팔아 왔다는 사실이 19일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특히 94년 2월 CIA의 정보를 10년동안이나 러시아에 팔아 넘긴 CIA 고위간부 올드리치 에임스 사건의 재판이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기밀을 팔아넘긴 인물은 CIA 버지니아주 랭글리 훈련원 교수 해럴드 니콜슨(46). 80년부터 CIA에 재직해 온 니콜슨은 94년초∼96년 7월 12만달러를 받고 러시아에 CIA요원의 인적사항과 해외파견 예정자 명단을 넘겨준 것이다. 그는 82년 필리핀 마닐라 지부에서 일하던 시절부터 구소련 첩자들과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밝혀져 94년이전에도 이미 러시아에 정보를 팔아넘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CIA의 한 관계자가 밝혔다.
CIA가 니콜슨의 혐의를 포착한 것은 지난해 10월. CIA는 그에게 실시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음성반응이 나타나자 은밀히 조사를 벌여왔다. 그의 미심쩍은 외국 여행,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거금이 예치된 은행계좌 등에서 스파이 행위에 대한 증거를 잡았다고 CIA측은 밝혔다. 그의 스파이 행위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 오던 CIA는 16일 러시아 첩보원과 접선하기 위해 스위스로 가려는 그를 버지니아주의 덜레스공항에서 전격 체포했다.
존 도이치 CIA국장과 루이스 프리 연방수사국(FBI)국장이 이날 회견을 통해 니콜슨을 이같은 혐의로 기소한 사실을 밝히면서 『이 사건은 외국 첩보기관들이 미국의 안보를 얼마나 위협하고 있는지를 잘 나타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건전모를 발표하는 도이치 국장은 무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에임스사건으로 CIA가 FBI의 감시대상이 되는 수모를 당한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에임스사건때문에 제임스 울시 당시 CIA국장이 물러난 것처럼 도이치 국장도 그 전례를 따를 지 주목되고 있다.<권대익 기자>권대익>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