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1자루 불과 200∼300달러/불법총기 밀수 및 밀매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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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 1자루 불과 200∼300달러/불법총기 밀수 및 밀매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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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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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조직화… 대량 해상밀수/러 선원·주한미군도 주요 루트/철저한 점조직 판매 실체 안밝혀져『지존파가 왜 총을 못 구했는지 의심이 갈 정도입니다. 전국 곳곳에 총이 깔려 있어요』

경찰 관계자는 부산 인천 등 항구도시나 사냥꾼이 몰리는 충북 청주 등에서 특히 불법 총기의 유통이 성행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당국은 밀반입된 미제 윈체스터, 벨기에와 중국제 브로닝 소총 등 외제총 2만여정에 불법개조총 5만정과 개인이 제작한 밀조총 등을 합쳐 국내에 유통되는 불법총기류가 10만정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등록된 공기총 소지자 45만명중 5만명가량이 이를 불법개조해 갖고 있는 등 전국 시·구별로 120∼150여정, 군에는 평균 10∼20여정의 불법총기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밀수규모도 점차 대형화하고 있다. 1, 2자루씩 들어 오던 것이 최근엔 전문밀수조직의 해상 대량밀수로 바뀌고 있다. 원산지도 미국 일본 중국 벨기에 아르헨티나 독일 등 다양해지고 있다. 중국에서 선박으로 총기를 운반, 공해상에서 어선에 옮겨 싣는 것이 가장 흔한 수법이다. 동남아에서 원목을 수입하면서 통나무속에 구멍을 뚫거나 비밀 박스를 만들어 10∼15정씩 숨겨 들여오는 경우도 있다.

기계나 전자제품과 함께 컨테이너에 숨기거나 총기를 분해, 다른 부품과 섞어 50여정분씩 대량으로 반입하기도 한다. 최근엔 대형선박에 직접 숨겨 들여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 총기를 배 밑창에 숨기고 입구를 용접해 버리면 전혀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의 감천항, 초량동 텍사스촌, 국제시장 등에서는 러시아 선원들이 1, 2정씩 반입한 권총을 술집과 거리에서 200∼300달러를 받고 직접 팔기도 한다.

용산 의정부 등지의 미군부대도 주요 밀수루트의 하나다. 공항에서 세관 검색을 받지 않는 점을 이용, 미군들이 본국에서 권총을 반입해 기지 주변 상인들에게 150∼200만원에 몰래 팔고 있는 것. 동두천 미군물품 상가에서는 고성능 22구경 실탄과 군용 실탄이 거래되고 있다.

당국은 금괴나 곡물 밀수조직, 위장 수입업체, 항구지역 폭력조직 등이 총기밀수에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한번에 20∼30정씩 대량으로 총을 밀수해 1정당 100만원 이상 이익을 붙여 판다. 한 수사관계자는 『대량밀수의 경우 외국 무기상이나 해외범죄조직과의 연계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며 해외조직의 침투 가능성을 언급했다.

밀수조직에 의해 반입된 총기는 공급책을 통해 밀매조직으로 넘어간다. 9월 중순 부산에서 적발된 외제소총 밀매조직은 전국 각지에 판매망을 구축, 중국제 22구경 소총 수십정을 밀매해 왔다. 이들의 경우 판매총책인 정천화를 정점으로 그 밑에 판매책 4, 5명을 두고 총포상이나 친분이 있는 개인을 끼워넣은 판매망을 구축해 왔다. 실질적인 총기밀매는 주로 총포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총포사가 개입하지 않고서는 총기 유통이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총포사는 직접 개조총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간접적으로 밀수총 거래를 중간에서 알선하는 역할도 한다.

밀매조직은 점조직화해 자주 거래를 해도 서로의 신분과 연락처를 노출하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부산 인천 등 항구도시나 각 시도마다 1개 이상의 밀수·밀매조직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총기밀매는 대개 구매자와 공급자가 얼굴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뤄진다. 거래지점에 돈을 놓아두면 판매책이 돈과 총을 바꿔 가져가는 식이 대부분이다. 거래장소도 자동차안, 미용실, 다방, 고속도로 휴게소 등 다양하다.

외제소총을 가진 신모씨(32). 『대전 모총포사에서 22구경 실탄이 매매된다는 사실을 알고 실탄 500발을 구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총포상은 매매사실을 극구 부인하면서 전화번호만 남기라고 하더군요. 2달후 실탄을 팔겠다는 익명의 전화가 왔고 다음날 대전 모체육관앞에서 1시간여를 기다리자 낯선 사람이 접근, 실탄과 돈을 바꿔 갔습니다. 거래가 몇차례 계속됐지만 그때마다 사람이 바뀌었고 상대방 연락처나 신원은 전혀 알 수 없었어요』

밀매조직은 보안을 위해 보복도 서슴치 않는다. 9월 중순 청주에서 잡힌 밀매조직원 이남용은 검거 직전 『총기밀매 사실을 입밖에 내면 소음총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 버리겠다』고 총포상과 총기구입자를 협박했다. 따라서 총포상들은 총기밀매사실을 절대 외부로 발설하지 않는다.

총기는 군과 경찰에서도 일부 유출되고 있다. M16 총열을 이용한 개조총으로 정확도와 파괴력이 뛰어난 「대포총」은 적어도 부품형태로 군에서 총기가 새나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92년 김세남상사가 M16총열을 밀반출하려다 적발된 것을 비롯, 군관계자가 연루된 총열 및 실탄 유출사건도 간혹 일어나고 있으나 문제를 내부종결,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관계당국은 진단했다.

시중에 나도는 경찰관용 22구경 권총과 실탄은 당연히 경찰조직에서 새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서울 모경찰서 간부가 권총 4정을 몰래 빼내 팔려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또 귀순용사 이모씨가 불법무기 소지로 조사받는 과정에서 22구경 실탄이 나오기도 했다. 밀매되는 총기의 가격은 개조총이 150∼200만원, 밀조총이 180∼250만원, 밀수 소총은 250만원∼ 1,500만원에 달한다. 권총은 20만원∼300만원으로 다양하다.

실탄밀매도 수백발씩 공공연히 이뤄진다. 밀매실탄 대부분은 영국에서 수입되는 사격선수용 22구경 실탄으로 구경만 맞으면 어떤 총에도 쓸 수 있어 엄청난 양이 시중에 나돌고 있다. 가격은 1발당 2,000원이 넘는다.<배성규 기자>

◎불법총기 종류 및 제원/22구경 소총이 주류/사거리 400m 엽총 10배 위력/소음기 부착 32연발도 가능/초보자도 60m표적 오차 5㎝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는 불법총기류는 22구경 벨기에·일본·중국제 브로닝 소총과 미제 윈체스터 소총, 공기총과 마취총을 개조한 22구경 소총, 그리고 22·38·45구경의 아르헨티나제 권총, 독일제 권총 등이다.

22구경 브로닝·윈체스터 소총은 유효사거리가 일반탄환 사용시 220m, 매그넘탄 장전시 400m에 이르는 반자동 11연발총으로 위력이 사냥용 공기총이나 엽총의 10배에 달한다. 특수조준경까지 달려 있어 100m앞의 노루를 1발에 즉사시킬 수 있다. 여기에 중소 정밀기계 업체도 생산이 가능한 소음기를 부착하면 격발시 공기가 빠지는 것처럼 『픽』하는 소리가 난다. 20m이상 거리에서는 이 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도심에서도 얼마든지 저격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더욱이 원거리 대량살상이 가능한 32연발 소총도 들어와 있는 것으로 파악돼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 소총의 무게는 2.8㎏, 길이는 94㎝이다. 당국은 이와 함께 사냥용 공기총 등에 22구경 총열을 복제해 장착한 유사소총도 상당수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총기 밀매단이 4정을 복제해 유통시키다 지난달 부산시경에 덜미가 잡힌 독일제 에르마 베르케 22구경 소총은 길이가 소음기를 포함해 70㎝, 견착식 보조 개머리판을 펼 경우 90㎝정도여서 소지와 은닉이 훨씬 간편하다. 그러면서도 유효사거리가 다른 22구경 소총과 비슷하고 사격전문가가 아니더라도 60m이내 표적을 오차 5㎝이내로 명중시킬 수 있을 만큼 정확도가 뛰어나 외국에서는 테러범이나 갱단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광주지검이 적발한 아르헨티나제 22구경 권총은 8연발 회전식의 인마살상용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분석결과 유효사거리가 70∼100m이며 50m안에서는 정확한 저격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68년 미국 민주당의 로버트 케네디 대통령후보 암살사건과 81년 로널드 레이건 미대통령 피격사건에 사용된 총기도 모두 22구경 권총이었다.

9월 부산에서 러시아 선원이 400달러에 밀매했던 사제 권총은 5.5구경의 탄창삽입식으로 소음기와 견착식 개머리판을 부착하면 50m이내의 표적에 맞힐 수 있는 고성능이다.

이밖에 근접거리 사격을 위한 라이터형, 라이터의 3분의 2 크기에 불과한 열쇠고리형 등 극소형 권총도 세관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다는 잇점때문에 적지않게 나돌고 있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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