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몇살부터 가르칠까/찬그림·소리결합 인지능력 향상에 도움/반단순조작에 불과 창의력 키울 수 없다컴퓨터 조기교육바람이 3, 4살의 유아에까지 번지고 있다.
CD-ROM을 활용한 유아용 학습교재가 100가지가 넘을 뿐 아니라 어린이전문 컴퓨터학원도 성황이다. 가정은 물론 놀이방, 유치원에까지 고가의 컴퓨터나 게임기기가 등장하고 있다.
멀티미디어사회에 적응하도록 그 핵심인 컴퓨터를 어릴 때부터 익히게 해야 한다는 조기교육찬성론과, 지나치게 일찍 컴퓨터교육을 시작하면 창의성발달을 해친다는 반대론간의 논쟁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부터 등장한 어린이전문 컴퓨터학원 「퓨처키즈」 「컴퓨터토트」 「컴키드」 「포스 R」 등은 4세어린이부터 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 학원은 유아교육이나 컴퓨터 전공자로 교사진을 구성하고 2∼6명 어린이로 한 반을 구성,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퓨처키즈」 「컴퓨터토트」는 게임을 통해 컴퓨터를 사귀게 하지만 영어프로그램이어서 교사의 도움이 필요한 반면 「컴키드」는 숫자놀이 한글놀이 등 한글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어린이 스스로 익숙해지도록 하고 있다. 「퓨처키즈」의 경우 회원 3,000여명 가운데 10%가 4세 또래일 정도로 컴퓨터 조기교육바람이 거세다.
이 같은 컴퓨터 조기교육에 대해 한국교육개발원의 송재신 연구원(38)은 『문자에만 의존한 교육방식보다 그림과 소리가 결합된 컴퓨터는 아이들의 인지능력을 개발하는 데 더 효과적인 도구이다. 최근에는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어린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 조기교육에 무리가 없다』고 말한다.
컴퓨터 조기교육을 반대하는 쪽은 『컴퓨터교육보다는 어린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북돋아주는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부산대전산학과 조환규 교수(37)는 『미국에서 시작된 어린이대상 컴퓨터교육은 혼자 공부하게 한다는 목적에서 출발한 반면 한국에서는 컴퓨터를 통한 학습이 더 효과가 있다는 쪽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의 컴퓨터이용은 비디오플레이어 조작법에서 크게 나아가지 않은 수준이다. 창의력 측면에서 본다면 찰흙놀이가 컴퓨터보다 더 교육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자파 문제도 부모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5살된 딸이 졸라서 컴퓨터를 샀다는 조윤정씨(32·주부)는 『1∼3만원씩 하는 소프트웨어가 단순해서 금방 다른 것을 사야 할 형편이다. 가뜩이나 텔리비젼과 비디오에 매달려 있는 아이가 컴퓨터 때문에 눈을 더 혹사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컴퓨터를 교육매체나 놀이도구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활용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글과 컴퓨터」의 강태진 이사(37)는 『컴퓨터교육과 함께 논리적인 사고훈련과 영어교육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엄마, 컴퓨터도 장난감이래요」를 펴낸 컴퓨터프로그래머 박문행씨(33)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를 억지로 잡아두는 컴퓨터학원보다는 엄마가 익힌 뒤 집에서 가르치는 것이 좋다. 이 때도 한번에 30분이상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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