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이소정양·장려상엔 주연선양 영예□심사위원
▲본선=전봉초(서울대 명예교수) 김봉(경원대) 나덕성(중앙대) 홍성은(단국대) 박경옥(한양대) 차형균(전주대) 배일환(이화여대) 교수
▲2차 예선=전봉초(서울대 명예교수) 나덕성(중앙대) 박윤수(추계예술학교) 교수 한성환(서울시립대) 백희진(중앙대) 강사 이승진(영남대) 한혜선(목원대) 교수
▲1차 예선=전봉초(서울대 명예교수) 박국록(숙명여대) 박윤수(추계예술학교) 홍성은(단국대) 교수 이정근 서울시향 첼로수석 한성환(서울시립대) 이희덕(이화여대) 강사
한국일보사와 안익태기념재단이 공동주최한 제3회 안익태콩쿠르(첼로부문)에서 최고상인 대상은 이소정양(16·서울예고 2년), 장려상은 주연선양(16·서울예고 1년)에게 돌아갔다. 바이올린과 첼로 부문을 매년 번갈아 여는 이 행사는 재능있는 연주자 발굴 무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참가자 10명 중 1, 2차 예선을 거쳐 14일 이양과 주양, 황지인양(18·서울대 음대 2년)이 본선에 진출, 기량을 겨뤘다. 본선 과제곡은 고도의 테크닉과 연륜을 요구하는 슈만의 「첼로협주곡 가단조」로 나이어린 연주자에게는 벅찬 곡이다. 이들은 미숙한 점이 없지 않으나 각자 개성과 훌륭한 음악성을 발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양은 감정의 진폭이 큰 이 곡을 자연스럽게 풀어가는 유연함을 보여줬으며 주양은 굵고 거침없는 소리를 들려줬다.
심사위원들은 먼저 이들 세 명의 등위를 각각 매긴 다음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이양의 대상 적격 여부를 투표했는데 이양은 7표 중 4표를 얻어 대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근소한 차이로 뒤진 주양은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장려상을 받게됐다.<오미환 기자>오미환>
◎심사평/슈만 시성표현 나름대로 개성 연주 돋보여
금년 안익태 콩쿠르 본선 지정곡은 슈만의 첼로 협주곡 가단조 전악장이었다. 슈만은 하이든의 투명함이나, 드보르자크가 관현악적 웅장함에 바탕을 둔 것과는 매우 다른 점이 있다. 고난도의 연주기술이 필요하나 결코 표면적 직선화는 아니다. 다양한 지식의 축적과 높은 예술적 통찰력을 겸비하고, 이를 연주자 자신의 깊고 풍부한 상상력으로 재현해야만 슈만의 환상적인 시성에 접근할 수 있다.
본선 진출자 모두 나름대로 개성을 갖췄으나 앞서 말한 슈만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다소 미흡한 감이 있어 보였다. 즉 슈만의 성격을 결정짓는 문학적, 지성적, 감성적 면들의 융합이 테크닉만으로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황지인양은 전체적인 조형미는 갖추었으나 서정성을 결정짓는 명암의 부족이 아쉽다. 황양은 호흡조절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2악장의 깊은 맛을, 3악장의 발랄한 템포를 충분히 구사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1, 2차 예선을 거치는 동안 매우 견고한 연주 스타일로 주목받았다. 다양한 표현능력이 황양의 과제이다.
주연선양은 선이 굵고 거침없는 테크닉이 장점이다. 음악적 잠재력은 풍부하나 슈만이 담고있는 진한 감동의 선율은 아직 이른 느낌이다. 앞으로 첼로 수업의 연륜이 더해갈 때 더욱 설득력을 발휘하리라 본다.
이소정양은 슈만의 선율적 흐름을 강렬한 색채감으로 해석한 점이 특징이다. 3악장에서 부분적으로 미숙한 점이 발견됐으나 균형감각은 유지된 듯 하다. 이양이 소유한 박력감과 테크닉의 장점을 다양한 운궁법으로 구사할 때 더욱 성숙한 연주가 되리라 생각한다.<나덕성 중앙대 음대 교수>나덕성>
◎수상자 인터뷰/대상 이소정양 “뚜렷한 음악관 가진 연주자 꿈”
/장려상 주연선양 “풍부한 소리위해서 계속 노력”
이소정양(16·서울예고 2년)은 대상 수상자 발표순간 기뻐서 엉엉 울었다.
연습 시간이 부족해 기권도 고려했을 정도로 태산같던 걱정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수상이 「행운」이라며 즐거워하면서도 『더 잘 할 수 있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실력발휘를 제대로 못했다며 안타까워하기는 장려상의 주연선양(16·서울예고 1년)도 마찬가지.
이양은 『본선 과제곡이 겉소리가 아닌 무르익은 깊은 소리를 요구하는데다 테크닉만으로 되는 곡이 아니라서 힘들었습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취미로 첼로를 배우기 시작한 이양은 『욕심이 많아서인지 덩치 큰 악기 첼로가 좋아요』라며 웃었다. 중국계 첼리스트 요요마의 자유로움과 흡인력, 개성을 좋아하지만 푸르니에나 장드롱의 고상하고 우아한 소리도 배우고 싶어한다. 『차근차근 꾸준히, 끝까지 음악을 사랑하며 연주경력을 쌓으면 좋은 연주자가 되겠지요』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스스로 곡의 성격이나 표정을 잘 드러내는 음악성이 장점이지만 진득하게 이어지는 소리를 잘 못내는 게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객관성을 잃지않되 자신만의 뚜렷한 음악관을 가진 연주자가 되는 게 꿈이다.
주양은 좋은 연주자가 되기 위해 어떤 소리든 낼 수 있는 테크닉과 풍부한 경험을 쌓겠다고 다짐했다. 두 소녀는 한국일보콩쿠르에서 95년(이소정), 94년(주연선) 잇달아 대상을 차지하는 등 여러 콩쿠르 입상 경력이 있으며, 학교 선후배이자 얼마 전까지 같은 아파트 이웃이기도 했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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