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바흐를 듣는다/정격연주 거장 가디너 지휘우리가 보통 만나는 바흐는 현대화한 바흐다. 악기도, 연주 방식도, 접근 방식도 고전이나 낭만주의 음악과 다를 것 없기 때문이다.
바흐를 당시의 이념과 악기, 당대의 어법에 따라 만난다. 80년대 서구 클래식계를 강타한 「정격연주」를 서울에서 원본 그대로 조우한다.
22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꼬박 2시간여에 걸쳐 전곡 연주되는 바흐의 「B단조 미사」.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와 「몬테베르디 합창단」의 연주에 존 가디너의 지휘다.
이번 내한 연주 최대의 관심은 가디너(53).
호그우드, 아르농쿠르와 함께 정격 연주의 거두로, 음반을 통해 한국에는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폴리그램사 산하의 고음악 전문 레이블인 「아르히브(Archive)」가 라이센스로 발매한 70여종의 음반들이 한국에서 가디너로 닿는 지금까지의 통로였다.
「정격연주(authentic music)」란 작곡 당시의 각종 음악적 논리와 어법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 해석 방식. 당시의 악기, 당시의 곡해석 방식, 당시 악기 편성 등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들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 데 최고의 가치를 둔다.
특히 80년대 이후에는 완전 디지털 녹음 기술(DDD)과 결합, 클래식의 신기원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하여 차가우리 만치 엄정한 고음악(Alte Muzik)의 붐이 세계를 휩쓸었다. 「고전주의·낭만주의화한 바흐」라는 기존 통념을 뒤엎었다.
바흐 시대의 음악적 재현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이번 연주에서 또 주목되는 대목은 남성 카운터 테너의 등장. 남녀가 한무대에 설 수 없었던 옛날에는 거세된 남성 테너가 담당하다, 근대로 접어 들면서 여성 알토가 맡게 된 성부. 이번에 출연하는 카운터 테너들은 가성(falsetto)을 사용,여성 음역을 소화한다.<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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