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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호텔서 ‘묻지마’ 관광까지/번창하는 향락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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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호텔서 ‘묻지마’ 관광까지/번창하는 향락산업

입력
1996.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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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43조원 거대시장 형성/유흥업소 전국 40여만곳 추정/주부·10대 등 150여만명 종사/일부 결혼상담소 불륜알선도돈이 불씨다. 장사치들은 갖은 현란한 욕망의 배출구로 고객을 유혹, 엄청난 돈을 긁어 모은다. 장사치들은 갖가지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 욕망 자체를 창출하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저도 모르게 끌려 들어가게 마련이다. 「바람산업」의 번창이 바람을 부추긴다. 업소 관계자들은 현재 전국 향락업소의 숫자를 40여만개로 어림잡는다. 이곳에 종사하는 여성은 120만∼150만명선. 외형 신고액은 3조 2,000억선이지만 무허가 업소를 포함한 연간 총매출액은 4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에 향락업소 숫자를 문의하자 『향락산업이 도대체 뭐냐』고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면서 6월말 현재 전국의 유흥업소가 1만6,596개, 단란주점 1만9,600여개라고 알려주었다.

룸싸롱과 단란주점은 밤거리에 널려 있고 이제는 「변종」들만 얘기거리가 된다. 동대문의 한 카페의 경우 밤에는 아예 셔터를 내리고 회원손님만 받는다. 낮에 전화로 「여자 몇 명이 필요하다」고 연락을 해두면 정확한 시간에 공급한다. 똑같은 식의 영업을 하면서도 가격을 파괴한 비즈니스 클럽도 생겼다.

대도시 인근의 러브호텔도 갈수록 늘고 있다. 경기도 양주군의 경우 장흥유원지의 28개 등 총 60여개소에 이르고 남양주시에도 120여개소가 있다. 경기도 전체로는 88년 1,000여개에 불과하던 러브호텔이 최근에는 2,600여개로 늘어났고 현재도 건축이 잇따르고 있다. 남녀가 짝을 맞춰 관광을 가는 상품도 등장했다. 비용은 남자측이 부담하고 소개료는 업자가 챙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아예 주부들이 단체로 남자파트너를 여행사에 요구해 짝을 채워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른바 「묻지마」관광으로 통상 1박2일의 여행기간중 상대의 신상에 대해선 일절 묻지 않는다.

사우나 안마시술소 여관 등에서도 매춘업을 겸하는 곳이 많다. 러시아의 「인터걸」이 유흥가에 자리를 잡고 섹스상품을 파는 섹스숍도 수백개에 이른다. 음란 비디오와 CD, 폰 섹스, 음란 전화도 거대한 지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사창가에서 일하는 윤락여성은 줄고 있다. 1월 시행에 들어 간 개정 윤락행위 방지법의 여파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결혼상담소 이벤트사 등 다양한 간판을 내걸고 비밀리에 남녀간의 만남을 주선하고 돈을 버는 곳이 대폭 늘어나 전통 윤락가가 퇴조의 길을 걷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이런 종류의 결혼상담소는 170여곳 정도로 알려져 있다.

번창하는 향락산업에 이제는 10대 소녀와 주부들까지 매춘에 뛰어들고 있다. 돈을 숭배하고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황금만능주의적 사회풍토가 이들을 매춘의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 이들이 매춘시장으로 뛰어드는 것은 사회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징표다.<조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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