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기술력 ‘세계수준’북경(베이징) 한복판에 있는 자금성은 중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건축물이다. 중국정부는 수백년이 지나는 동안 이 성의 외벽이 심하게 훼손되자 지난해초부터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성벽치장에 사용할 페인트가 큰 문제로 대두됐다. 시중에 나와있는 페인트들은 대부분 콘크리트용이나 이 성의 외벽은 석회와 점토질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었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의 유수페인트업체에 제품개발을 의뢰했으나 모두 두손을 들었다. 중국측은 마지막으로 대한페인트를 찾았고 이 회사는 성벽에 안성맞춤인 특수 페인트를 개발,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 일화는 「노루표페인트」를 상표로 50여년동안 외길을 걸어온 대한페인트잉크(회장 한정대)의 축적된 기술력을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것이다. 대한페인트잉크는 건축용도료(페인트)는 물론 자동차용 선박용 중기계용 등 1만여종의 일반용·산업용 도료를 생산하고 있다.
92년에는 섭씨 800도에 견디는 내열도료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인공위성이 대기권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수백도의 마찰열을 견딜 수 있어 우리별 1호의 태극마크 등 외부표지물에 사용됐다.
대한은 또 건물의 내·외부에 바를 경우 화강암과 대리석 등 질감을 표출하는 인테리어용도료, 병원이나 전산실내부 도장에 사용하는 정전기방지용도료, 냄새가 없는 무취도료 등을 개발했다.
곰팡이 등 각종 병원균 발생을 억제하는 항균도료와 페인트용 붓으로 칠하는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스프레이로 뿌리는 스프레이용도료 등도 대한페인트가 자랑하는 기능성 도료들이다.
대한페인트는 특히 3만8,000평 규모의 안양공장의 생산능력이 한계에 이르자 경남 칠서공단에 대지 1만3,000평, 건평 5,000평의 부산공장을 건설, 또 다른 반세기를 위한 도약을 시작했다. 19일부터 가동될 부산공장은 선박 건축용페인트 등을 연간 4만톤씩 생산해 영·호남권에 공급하게 된다.
해방되던 해인 1945년 10월 한회장이 「대한옵셋잉크제조공사」로 창업한 이래 줄곧 페인트·잉크만을 생산해온 이 회사는 89년 기업명을 대한페인트잉크로 변경했으며 대한자동차도료, 대한 비 케미칼, (주)프라코 등 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2000년 1조원 매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뛰고있다.<박정규 기자>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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