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구호·귀환 지원난민 구호를 주목적으로 하는 유엔 다국적군이 미국을 포함, 캐나다를 중심으로 구성돼 자이르에 파견된다. 이에 따라 120만여명에 이르는 르완다와 부룬디, 자이르 난민들이 대량 아사할지도 모를 위기를 넘기게 됐다. 또 미국이 유엔 다국적군에 참여함으로써 이 지역의 평화정착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유엔 다국적군은 캐나다를 비롯 미국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등 서방국가들과 남아공 등 아프리카 7개국에서 차출한 2만여명 규모로 구성될 예정이다.
다국적군은 캐나다군사령관의 지휘아래 자이르 동부지역에서 약 6개월간 주둔, 유엔구호기관들의 난민구호활동과 난민들의 귀환 등을 지원한다.
국제사회가 자이르의 난민사태에 이같은 대응을 하게 된 것은 자이르와 르완다의 전쟁이 격화함에 따라 난민들이 집단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자이르 동부지역에는 주로 후투족 난민들이 식량과 의약품 지원이 끊긴채 죽어가고 있다. 특히 대다수 난민들이 전쟁에 휘말려 들지 않으려 피신을 해 종적조차 묘연한 상황이다.
미국은 당초 캐나다의 다국적군 파견계획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해 결국 파병에 동의했다. 미국은 93년 소말리아 사태때 파병했다가 군벌인 모하메드 파라 아이디드가 이끄는 게릴라들에게 패배, 굴욕적인 철수를 한 바 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이 때문에 미군들이 자국군 지휘관의 통제를 받고 무장해제 등 전투와 관련한 임무를 배제한다는 조건하에 약 4개월간의 한시적인 파병을 결정했다. 미국은 자이르 고마시에 1,000명을 파병, 고마공항을 확보하고 난민구호물자 수송로인 고마―기세누이 통로를 보호한다. 미국은 또 이작전을 지원하는 병력 3,000명을 인근국가에 배치할 계획이다.
1,500명을 파견하는 캐나다도 이번 자이르 파병을 명예회복의 기회로 보고있다. 캐나다는 93년 소말리아 사태때 파병한 군대가 청소년을 고문해서 죽이는 등 민간인 학살사건을 저질러 국제적인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다국적군 파병을 주도한 장 크레티엥 총리가 『캐나다는 이 지역의 평화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다국적군 파병국중 피해를 볼 확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프랑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94년 르완다 내전에 개입, 후투족을 지원해 투치족에 대한 학살을 방임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르완다 투치족은 이 때문에 프랑스의 파병에 반대했었다. 투치족은 자이르 동부 난민중 대부분인 후투족을 보호할 프랑스군을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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