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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박용수씨 ‘겨레말 용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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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박용수씨 ‘겨레말 용례사전’

입력
1996.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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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우리말 쓰임새 정리한 큰사전 나왔다/3년 집필 6만여 용례 등 2,294쪽에 담아우리말의 쓰임새를 정리한 「겨레말 용례사전」이 완성됐다. 「겨레말 갈래 큰사전」의 저자인 한글학자 박용수씨(62·한글문화연구회 이사장)가 평생의 연구를 모아 3년여의 집필 끝에 펴낸 이 사전은 우리말의 사용방법을 단어별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단어 풀이 위주의 사전은 많지만 용례를 집중적으로 다룬 것은 이사전이 처음이다. 순우리말 6만여개의 용례를 4×6배판 2,294쪽에 담은 방대한 연구결과는 큰 연구소에서 담당해도 10년은 족히 걸릴 분량이다.

사전은 단어마다 같은 말, 잘못 쓰이는 말, 큰 말, 작은 말, 센말, 여린 말 등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쓰임새를 설명하고 있다. 「밥」의 경우 먹는 밥, 차지되는 모가치, 이용되거나 희생되는 대상 등 9가지 뜻에 따른 용례를 밝히고, 「밥」자가 들어가는 30가지의 속담·격언을 소개했다.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큰 작업을 끝맺은 박씨는 『우리 고유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전을 기획했다』며 『「낱말」이라는 구슬을 꿰어 「좋은 글」이라는 보배를 만드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93년에 만든 「겨레말 갈래 큰사전」과 이번에 완성된 「겨레말 용례사전」을 합치는 작업을 곧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집필에는 문체부가 93년부터 3년간 매년 4,500만원씩 모두 1억3,500만원을 지원했다. 때문에 재야인사인 박씨가 사용한 사회성 짙은 용례들은 3개월간의 문체부 교정작업을 통해 대부분 빠져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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