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초연작 다시 지휘 청년된 기분”/미 군정 음악고문 헤이모위츠 해후도/어렵던 고려교향악단 추억 새록새록한국일보는 문화계 인사들의 근황을 부정기적으로 소개하는 「요즘 어떠십니까」 코너를 문화면에 신설했습니다. 첫번째는 임원식씨입니다.<편집자 주>편집자>
원로지휘자 임원식씨(77·예술원 회원)는 요즘 청년시절로 되돌아 가는 감회에 젖는다. 50년 만에 한국초연했던 작품을 다시 지휘하게 됐고 옛친구들을 이렇게 저렇게 만났기 때문이다.
림씨는 내달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아카데미심포니오케스트라(음악감독 장일남) 송년 정기연주회에서 46년 초연됐던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과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을 다시 지휘한다. 특히 이무대는 당시 협연했던 원로피아니스트 윤기선씨(75)와 함께 하는 것이어서 음악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온 옛친구 일라이 헤이모위츠(Ely Haimowitz·76)씨와 반갑게 해후한데다 40여년간 교우한 작곡가 윤이상씨의 1주기 추모음악회가 서울과 베를린에서 잇달아 열려 아련한 추억이 되살아났다.
피아니스트인 헤이모위츠씨는 미군정청 문교부 음악과고문으로 우리나라 근대음악사에 많은 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그는 47년 서울시청이 미소공동위원회 재개를 기념해서 개최한 음악회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고려교향악단을 창단한 림씨의 지휘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초연했다.
특히 헤이모위츠씨가 이번에 가져온 사진중에는 48년 4월 고려교향악단 지휘자인 자신에게 미군정사령관 존 하지중장이 악기를 기증하는 장면도 있었다. 미군정청은 당시 음악회를 보러온 미국인들이 내놓은 성금으로 클라리넷, 오보에, 프렌치 호른등 악기를 사서 고려교향악단에 기증했다.
임씨는 윤이상씨에 대해서는 『예술을 정치적인 잣대로 구획한 우리의 옛 풍토가 만들어 놓은 불행하고 외로운 예술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윤씨가 67년 동베를린사건으로 재판받을 때 법정에서 『윤씨의 음악은 모더니즘 계열로 사회주의가 원하는 음악이 아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서울아카데미심포니오케스트라 명예상임지휘자인 림씨는 자신이 53년 설립한 서울예고의 명예교장으로 후학양성에도 전념하고 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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