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황금산업” 우리도 뛰자/ASEM·월드컵 호재… 과감한 정책전환을관광산업은 흔히들 「굴뚝없는 공장」이라고 부른다. 공해문제나 환경파괴의 위험없이 외화를 벌어들이고 세계에 문화수출을 달성할 수 있기때문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산업인 셈이다. 새로운 관광지개발은 지역주민의 소득증대와 고용창출은 물론 국민복지에도 기여하고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이같은 경제적 환경적 중요성때문에 선진 각국에서는 관광을 환경·첨단산업과 함께 21세기를 주도할 3대산업으로 꼽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관광산업 육성덕택에 스페인의 경우 91년 144억7,000만달러, 프랑스는 89억6,000만달러, 이탈리아 63억6,000만달러의 관광흑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관광수지 흑자로 스페인은 무역수지 적자의 44%를, 프랑스는 34%를, 이탈리아는 56%를 보전했다.
우리나라와 경쟁국인 싱가포르도 90년부터 외국 항공사의 취항을 최대한 허용하는 오픈스카이정책을 추진, 현재 아·태지역 가운데 최대의 항공망을 확보함으로써 관광대국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태국도 민간기업이 관광지를 개발할 경우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고 5년한도내에서 법인세와 소득세를 물리지 않고 있다. 호주는 최근 관광산업 법인세율을 낮추고 관광시설 개발시 일정기간 감세규정을 만들어 민간자본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홍콩도 자유방임정책을 유지, 관광산업분야에 어떠한 규제도 하지 않고 있다.
세계각국의 관광산업 진흥정책은 세계관광기구(WTO)의 분석자료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WTO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산업의 총매출액은 3조4,000억달러로 세계 총생산액의 10.9%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2005년 관광산업규모는 세계 GDP의 11.4%에 달하고 관광인구는 7억9,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WTO는 결국 2000년대에 관광이 단일업종으로서는 최대산업이 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각국이 관광산업 육성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함께 관광산업의 경제적 가치도 관광산업을 최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이유에 속한다. 95년의 경우 외국인관광객 1인당 국내에서 소비한 돈은 1,491달러. 총 관광수입은 항공 여객운임을 포함해 71억달러였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반도체는 개당 12.8달러로 총 221억달러를 수출했다. TV는 대당 120달러에 총 18억달러를 파는데 그쳤으며 소형승용차는 대당 7,800달러로 84억달러어치 수출했다. 여기에 관광산업과 수출산업의 외화가득률을 고려해 수익률을 계산하면 외국인 관광객 1명을 유치하는 것은 반도체 257개나 TV 18대를 수출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인 5명이 우리나라를 찾으면 자동차 1대를 수출한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
관광산업을 21세기의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충분한 이유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관광분야의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월드컵이라는 메가톤급 이벤트가 호재의 기회로 놓여있는데도 한가하기만 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실타개를 위해 관광시설에 대한 세제·금융상의 지원대책을 수립, 민간에 의한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거시적인 안목에서 경영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풀어줌으로써 관광산업을 시장기능에 맡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제라도 과감한 정책전환을 통해 선진국처럼 관광을 하나의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화·개방화의 길로 내닫는 지름길이기도 한 관광에 보다 깊은 배려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선연규 기자>선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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